[사설] 의대증원·간호법 갈등에 파업까지… 이러다 진짜 다 죽는다

2024. 8. 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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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이 6개월 가량 이어지면서 비상진료체계에도 금이 쩍쩍 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의협은 "간호법 등 의료악법 진행을 중단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또 한바탕 싸움판이 벌어질 조짐 속에서 보건의료노조까지 근무여건 개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예고했다.

의료 공백 구멍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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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임 회장은 간호법 입법을 중단하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이 6개월 가량 이어지면서 비상진료체계에도 금이 쩍쩍 가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이 하나 둘 문을 닫으면서 응급실을 못찾아 뺑뺑이 돌다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폭염, 코로나19 재유행 등의 여파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의협은 "간호법 등 의료악법 진행을 중단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지난 19년 동안 번번이 좌절됐던 간호법 제정이 마침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전공의 대거 이탈을 계기로 간호사 PA(진료지원) 합법화를 담은 간호사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8일 국회 처리가 유력시 된다.

또 한바탕 싸움판이 벌어질 조짐 속에서 보건의료노조까지 근무여건 개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노사 합의가 불발되면 오는 29일부터 동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병원들이 인력난에 시달리는 판국이다. 62개 지부가 모두 파업에 돌입할 경우 약 2만4000명이 의료현장을 떠날 수 있다. 의료 공백 구멍은 더 커질 것이다. 남은 의료진이 버텨줘야 하는데 기존 환자 치료만으로도 허덕이는 실정이다. 전공의들이 돌아오면 좋으련만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 결과를 보면 처참하다. 지원자는 21명에 그쳤다. 전공의 부재는 내년 초까지 이어지게 됐다.

그야말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개원면허', '면허갱신제' 등도 의정 갈등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예측된다. 갈수록 상황이 더 꼬이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의료대란으로 이어질까 걱정스럽다. 하지만 정부는 기대 섞인 전망만 내놓는다.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적극적으로 협상하려는 의지도, 의료 붕괴를 반드시 막겠다는 책임감도 없어 보인다.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도 말이 없다.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과연 복안이라도 갖고 있는 것인가. 이러다 진짜 다 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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