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회담 생중계로"…한동훈, 전격 제안 의도는
'생중계' 선제안 의도는 '국민 알권리'
"정치적 계산…'韓 유리' 보장도 없어"
민주 "상당히 불쾌"…대응 고심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5일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을 생중계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야권 인사와의 1대1 토론 경험이 없는 한 대표가 '생중계' 카드를 먼저 내민 것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채상병 특검법·25만원 지원금법' 등의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라는 생각이 깔린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제에 대해서 굳이 거부할 거 없이 다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가급적 '열린 회담'을 하자는 것이 저희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회담이 굉장히 오랜만에 있는 것이고, 국민들께 빨리 뭔가 결과를 드려야되는 것이라서, 민주당이 동의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해서 하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해보려 한다"고도 했다. '생중계' 제안은 한 대표의 뜻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가 이같은 제안을 한 이유는 '국민 알 권리' 때문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생중계 제안은) 한 대표 뜻이기도 하고, 당 차원에서도 생각한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토론 전체를 보시고 무엇이 맞고 틀린지를 판단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 제안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통화에서 "그간 당대표 간 회담을 하면 식당에 들어가 조용히 만나고 나와 각자 입장만 언론 브리핑을 통해 말하는 경우가 많았지 않느냐"며 "국민들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대표가 '일부'도 아니고 '전체 공개'를 제안한 데는 이 대표와 '정책'으로 붙어도 국민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전국선거 토론회를 치뤄본 경험은 없으나, 지난 전대 당시 경쟁 후보들과 수 차례 정책 관련 토론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한 대표는 핵 보유, 물가, 세제 등과 관련해 본인 논리를 대체로 명료하게 내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대표가 된 이후 '여야 공동 금투세 토론회' 개최를 주장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도 워낙 말을 잘하는 정치인으로 정평이 난 분이라, '이 대표보다 말 잘하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준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도 "한 대표가 '전국민 25만원 지원금 지급과 같은 포퓰리즘보다는 선별 지원이 맞다'고 이 대표보다 정책적으로 더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에 대해 "언론에서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 대표가 갑작스럽게 이를 제안한 것은 정치적 계산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당 내 입지가 아직 확고하다고 볼 수 없는 한 대표가 이 대표와 1대1 구도를 통해 '대선주자'로서 이미지를 더욱 굳히려 한다는 것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회담이 중계가 되면 사실 험한 말이 100% 다 나올 수 없다"며 "한 대표가 이 대표보다 정치적 경험치는 떨어지지만, 민생 관련 부분에 대해선 스터디로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봤다.
이어 "한 대표가 이 대표와 1대1로 붙는다고 해도 유리하다는 보장도 없다"고도 했다. 최 평론가는 "민생으로 회동 의제를 제안한다고 해도 중계가 되면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문제 등으로 이야기가 넘어갈 수 있다"라며 "이 대표가 '대통령실 책임론'을 지적하면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민주당은 한 대표에 이날 제안에 당장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한 대표가 여야 대표회담을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상당히 불쾌하다"고 했다. 한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자는 것 뿐"이라며 "민주당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 조금 당황스럽다"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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