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보험료 더내고 노년은 덜받고… 청년부담 완화 방점 [尹정부 국민연금 개혁 어디로 (1)]
재정안정 위한 구조개혁 추진
정부 "국민연금 유지가 핵심"
자동안정화장치 필요성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말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한다.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도록 여야 논쟁만 길어지자 직접 나선 것이다. 큰 틀도 미리 드러냈다. 이른바 '세대 간 형평성'과 '재정안정'을 위한 구조개혁으로서 보험료율(내는 돈) 차등화와 재정 자동안정장치를 내세웠다. 의도는 명확하다. 중장년의 기여와 노년의 양보를 통한 청년의 부담 완화이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할 국민연금 개혁안의 두 축은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연령대별로 차등화 △연금지급액의 물가상승률 반영 인상분을 깎는 자동안정장치 등이다.
우선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의 핵심은 연금 수급시기가 가까운 50대가 단기간 추가로 기여토록 하는 것이다.
보험료율 차등화는 젊을수록 인상된 보험료율을 늦게 적용하고, 59세까지인 의무가입기간 만료에 가까운 연령일수록 빨리 인상하는 내용이다. 다만 보험료율 단계적 인상을 모든 연령대에 적용하진 않고 50대의 경우 개혁안 시행 즉시 인상된 보험료율을 부과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보험료율 13%로 최종 결정된다고 가정하면, 현행 일괄 9% 적용에서 50대는 일단 13%로 즉각 4%p 올린다. 그 대신 나머지 세대들은 50대에 다다를 때까지 기간 동안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것이다. 35세 이하까지는 매년 0.2%p씩 20년, 나머지 30대는 0.4%p씩 10년, 40대는 0.8%p씩 5년 동안 인상하는 식이다.
50대가 독보적으로 보험료율 인상 부담을 크게 지는 구조인데, 그 배경은 국회에서 '더 내고 더 받는 안'을 논의 중이라는 데 있다. 50대는 의무가입 만료시기가 가까워 보험료율이 오르더라도 짧은 기간만 납입하면 된다. 보험료율과 함께 소득대체율(받는 돈)도 오르기 때문에 단기간만 보험료율 인상 부담을 지면 기존보다 더 많은 연금 지급액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의 또 다른 축인 재정 자동안정장치는 지출을 줄이는 게 목표다. 애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자체를 국회 논의 없이 자동으로 조정한다는 구상이었지만, 가입자의 예측가능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 연금지급액을 일부 줄이는 내용으로 좁혀졌다.
구체적으로 연금지급액에 물가상승률을 연동해 더 얹는 인상분을 깎는 방법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 감소와 경제성장률을 연동, 물가상승률에 따른 상승분이 줄어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대규모 연금기금을 보유한 주요국들도 쓰는 방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은 실질적인 연금지급액이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산식에 따라서 정해진다"며 "하지만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하면 가입자 수가 줄거나 경기악화로 물가상승률만큼 경제성장률이 나오지 않으면 그만큼 연금지급액 인상분이 자동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인구구조 변화와 저성장이라는 국민연금 기금 고갈의 근본적인 원인을 노년이 받는 연금지급액을 깎아 대응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약속한 소득대체율에 따른 '원금'은 건드리지 않으므로 연금 수급자의 예측가능성은 해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노후보장 기능 퇴색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소득대체율을 현행보다 낮추지 못하도록 법률에 못 박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개혁이 이뤄져도 기금 고갈은 시점만 미뤄질 뿐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경제상황과 인구구조 변화에 맞춘 구조개혁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국민 노후보장을 위해 국민연금의 존재는 필수적인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해야만 한다는 인식이다. 근본적 원인인 저출생 해결에 힘쓰되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려우므로 외국 인력을 대거 수용하는 등 당장 가입자 수를 늘릴 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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