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법인세 28%로 올리겠다"… 트럼프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검토" [美 대선 레이스 본격화]

박종원 2024. 8. 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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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업 정책 들고 나온 두 후보
해리스, 중산층 세금은 인하
트럼프, 화석연료 산업 육성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나란히 반기업적인 정책을 들고 나왔다. 해리스는 법인세를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외신은 해리스 선거진영이 현재 21%인 법인세를 28%로 인상하는 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법인세 인상은 연방정부가 미국 기업들로부터 거두는 세수를 늘리려는 것이어서 반발이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법인세 28% 인상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초 계획했다. 현재 미국 법인세는 트럼프 정부 당시 35%에서 21%로 끌어내린 것으로 해리스는 법인세를 더 내려야 한다는 대선 경쟁자 트럼프와 대조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가 계획대로 법인세를 올릴 경우 25%인 영국을 상회하면서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해리스 선거진영 관계자는 트럼프의 '프로젝트2025'가 재정적자를 늘리고 중산층의 세금 부담 규모를 늘리면서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며 "일하는 계층의 주머니에 다시 돈을 채우고 억만장자와 대기업들이 공정하게 몫을 지불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는 지난주 유세에서 중산층의 세금을 낮추고 초보 주택 구매 인센티브 늘리기, 식료품 가격담합 금지를 통해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 해리스 진영은 거둔 세수를 어디에 사용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FT는 법인세 인상이 지난 2017년 공화당 주도로 진행했던 세금감면이 만료되면서 의정 싸움이 예상되는 것을 앞두고 나왔다는 것에 주목했다. 오는 11월 대선뿐만 아니라 상·하원 선거도 실시될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누가 다수당이 되느냐에 따라 협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의 순익이 증가하면서 정부가 실제로 거두는 법인세는 지난 2017년 인하에도 불구하고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을 공격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에서 선거유세를 마친 뒤 현지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세액공제와 세금 혜택은 일반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세액공제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전기차를 좋아하지만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차량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제조업 부흥을 외치던 트럼프는 2017~2021년 대통령 임기 때도 중국이 주도하는 전기차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전기차에 제공하던 국가 보조금을 폐지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뒤를 이은 바이든은 지난 2022년 친환경 제조업을 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고 북미에서 만든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999만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기로 했다. IRA 시행과 같은 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IRA와 친환경 정책, 전기차 혜택 등을 함께 비난하며 화석연료 산업 육성을 주장했다.

트럼프의 전기차 공격은 7월 트럼프 지지를 약속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악재일 수밖에 없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7월 28일 보도에서 머스크가 전기차에 회의적인 트럼프를 지원하는 이유로 시장점유율을 언급했다.

2019년 당시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약 80%에 달했지만 올해 2·4분기에는 49.7%까지 내려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의 입지를 위협하는 경쟁업체들을 지적하면서 전기차 혜택이 폐지될 경우 당장 테슬라도 피해를 보겠지만 경쟁업체는 치명상을 입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가 세금 혜택 폐지 이후 일정 기간 버틸 수 있다면 경쟁자 제거 및 신규 경쟁자 진입 차단으로 장기적인 이익을 얻는다고 분석했다.

윤재준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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