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李 회담, 민생 의제 주도권 경쟁…정치력 시험대(종합)
차기 잠룡 간 '중도클릭' 경쟁 본격화…회담 공개·배석 놓고도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류미나 설승은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공식 회담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했다.
여야의 극한 대치와 정쟁에 대한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마주 앉는 두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국민에게 선보일 결과물을 내놓는 게 당면 과제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 결과는 한·이 대표의 정치력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민생 의제를 고리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각 진영의 잠룡으로서 중도층에 한 발 더 다가가겠다는 구상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대표는 '격차해소'를, 이 대표는 '성장'을 강조하며 각 당의 기존 노선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여야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회담 의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비롯한 세제 개편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이다. '채상병특검법'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을 얻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투세·25만원 등 각론 이견에도 '민생 회복' 접점 가능성…외연확장 경쟁 본격화
한·이 대표의 이번 회담에선 '민생 현안'을 중심으로 합의점을 도출하거나 최소한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를 필두로 종합부동산세 완화, 상속세 개편 등 세제 관련 논의를, 이 대표는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금투세 등 각종 세제 개편 방향과 관련해 민주당 차원의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금투세 유예를 주장해 온 만큼, 이와 관련한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과 관련해선 양당 모두 협상의 여지를 열어놨다.
국민의힘이 보편 지원 대신 취약계층 선별지원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선별 지급도 논의할 수 있다는 기류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 안의 '전국민·지역화폐 지급' 방식은 반드시 손을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 측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는 취약계층에 두텁게 지원하자는 게 기본 원칙"이라면서 "민주당이 지급 범위와 방식 조정에 동의한다면 전향적으로 논의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급액 규모나 방식, 대상 등 모두 여당과 협상할 수 있다"며 "채상병특검법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협상은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추가로 협력할 수 있는 민생 현안으로는 당정이 추진 중인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 인구전략기획부 출범, 반도체특별법 등이 있다. 이 대표가 제안한 '지구당 부활'도 양당 간 이견이 적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상병특검법 논의 가능성 있지만…양측의 인식 간극 커
이번 회담에서 민주당이 세 번째 발의한 채상병특검법이 의제로 다뤄질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특검법을 포함해 민주당이 제안한 모든 의제를 회담에서 의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특검의 수사 범위, 추천 방식, 도입 시기 등 사실상 모든 쟁점에서 양당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인 만큼 오는 25일 회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건희 여사 등을 수사 대상으로 적시해 세 번째 특검법을 발의한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제안한 '제삼자 특검 추천방식'도 수용할 수 있다며 여당에 공을 돌린 상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김 여사를 겨냥한 정쟁용 특검법에 대해선 이미 '수용 불가'로 선을 그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필요하다면 여야가 원점에서 특검 도입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담 전체공개? '양자 vs 당대당'…형식 놓고도 신경전
회담을 앞두고 여야는 의제뿐 아니라 형식을 놓고도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이날 국민의힘에서 대표 회담을 전체 공개하는 방안을 거론하자 민주당이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이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민주당이 동의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해서 하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배석자 없이 대표 두 사람만 만나 회담하며 이를 생중계 하자는 취지다.
이에 민주당 이해식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담 방식과 주제를 툭 던지듯 발표한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두 대표의 독대보다는 당직자들이 배석하는 형태의 회담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로 검토됐던 양당 비서실장 간 실무회의는 결국 무산됐지만, 양당은 내부회의를 거쳐 이르면 21일 다시 회동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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