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만병의 근원 `비만`

2024. 8. 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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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과거 1960~1970년대에는 비만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만큼 마음껏 먹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2021년 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국내 전체 성인의 36.3%가 비만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 무려 15조6382억원으로 음주와 흡연을 합친 것보다 월등히 많다.

1980년대부터 비만, 특히 복부비만과 소아비만이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먹던 음식에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 설탕을 포함한 당분이 다량 포함된 음식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시기와 일치한다.

이런 음식들은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며 인슐린에 대한 반응을 혼란시키고, 지방간을 유도한다. 그 결과 내장 지방이 증가하며, 최근에 다양한 효과로 주목받는 장내 세균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또 이런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운동량이 부족하고 먹거리에 대한 상업광고에 관심이 많으며 수면 리듬이 불규칙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비만을 측정할 때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하는데,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이다. 이 수치가 25를 넘으면 과체중, 30을 넘으면 비만, 35를 넘으면 고도 비만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내장비만이라고 불리는 복부비만이다. 당뇨, 고지혈증, 만성 염증, 혈전 형성 및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상당히 정확하지만, 좀 더 정확한 측정이 필요한 환자에서는 CT, MRI 검사로 내장지방을 직접 측정하기도 한다.

내장 지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다양하다. 폐경 전의 여성은 같은 나이의 남성에 비해 내장지방이 50%밖에 안되며 따라서 심장병의 위험도 낮다. 그러나 폐경 후 10~15년이 지나면 내장지방이 남성보다 많아진다. 이는 성호르몬이 원인이다. 남자가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하고 여성 호르몬을 공급받으면 전체적인 지방은 늘어나지만 내장지방은 줄어든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어 부모가 내장비만인 경우 자녀가 30~40대가 되기 전에 같은 양상을 보이게 된다. 내장 비만은 흑인에서 가장 적고 아시아인에서 가장 많다.

또한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는 특정질환(쿠싱증후군)이 있거나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가 증가되면서 내장지방이 늘어난다. 스테로이드 제제 외에도 일부 당뇨 치료제, 정신과 약 및 기타 약물들이 비만을 유도하기도 한다.

설탕, 옥수수당 등 당류가 들어간 음료는 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증가하여 2002년에는 전체 칼로리 섭취의 21%에 달했다. 이런 음료는 내장지방 증가와 비만을 유발하는데, 마셔도 포만감이 없으므로 많은 양을 마시게 되어 심장병과 당뇨를 쉽게 유발한다.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를 첨가한 음료는 그 자체로도 뇌에서 단 맛을 인식하여 반응하는 과정을 교란시킬 뿐 아니라 어렸을 때 이 음료에 익숙해지면 과일 같은 자연스런 맛을 피하게 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 혹은 심장병을 줄여주는 건강한 음식도 많이 있다. 이를테면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너트는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당뇨와 심장병을 예방한다. 쌀이나 밀의 껍질에도 섬유질 등이 있어 건강에 도움을 준다.

생선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에 다소 도움이 되지만 굽는 것과 같이 고온에 노출되는 방식으로 요리했을 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에 육류는 포화지방산과 중성지방 때문에 심장병, 뇌졸중, 당뇨의 원인이 된다. 특히 가공육에 들어간 소금과 보존재(nitrites)가 위험하다. 또 변형된 형태의 철분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당뇨를 유발할 수 있다.

닭이나 계란, 유제품 등은 심장병에 대한 영향은 그렇게 크지는 않다. 식물성 기름 중에서는 익스트라 버진 같은 올리브유는 공장에서 가공하지 않고 압착만으로 짜냈기 때문에 바람직하다. 이런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체중 변화가 없어도 6주에서 8주 정도 지나면 심장병 리스크가 감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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