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 대학들 은퇴세대 위한 ‘제2의 입학’ 준비해야" [혁신 지방대학 육성하라]
"시니어세대 맞춤 과정 통해
대학이 인생 2막 준비 도와야"
‘2년제 과정’ 등 대안으로 제시
2+2 복수학위제·학부제 등
국내 첫 도입하며 혁신 이끌어
최근 3년 기술이전 수입 100억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대학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세대에 제2의 입학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만 한다." 아주대학교 최기주 총장은 인구 소멸 시대 대학 위기에 대해 "대학이 젊은 세대에만 집중하면 소멸할 수밖에 없다"며 "대학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런 그의 말에는 '대학 소멸'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그 누구보다 명확하고 냉철한 판단이 담겨 있었다.
사실 아주대는 지방대학이라고 하기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보니 서울 소재 대학에 포함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비수도권 대학들과는 다른 '애매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아주대의 혁신 프로그램들은 다른 대학들과 많은 차별화를 이루고 있으며, 이는 아주대만의 위치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최 총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잘 가르치는 학교'라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1학년을 마치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무전공 선발'에서부터 '교육 수출'을 통한 국제화, 대학에서 연구한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에 얻는 '기술사업화'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대학 소멸 문제와 관련한 해법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아주대는 '대학 혁신'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대학이기도 하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최 총장은 대학 소멸이라는 문제에 대해 그동안 한번도 고민해 보지 못했던 롤 모델을 제시하며, 아주대만이 살아 남는 방법을 들려주었다.
■20대 교육만 집중하면 소멸
우선 최 총장은 위기에 처해 있는 한국 대학들에 대해 젊은 세대를 교육하는 고유 업무와 더불어 "다른 나라에 모범이 될 만한 평생교육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퇴하는 65세 나이가 너무 젊기 때문에 이들을 사회적으로 재교육 하는 역할을 대학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그는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제2의 입학'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은퇴하는 세대들의 20~30%의 노동력만 활용해도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데 대학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총장은 "사회가 고령화 될 수록 실버 교육이나 시니어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대학에서 맡아서 한다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의 역할에 우리나라만의 특성을 찾아야 한다"며 "인구 소멸에 따라 위기에 처한 대학들을 강제로 폐교 시키고, 통합시키기 보다는 은퇴세대에 필요한 기술과 교육 등을 배울 수 있는 길을 대학에서 찾아주고,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2년제 과정 등 교육과정을 다양화 하는 등 평생교육 체제를 변화하고, 인구 절벽 시대 어떻게 노동력을 활용할 것인지 등의 새로운 면을 바라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최 총장은 특히 "은퇴세대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제2의 입학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한국 사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히며, 대학의 역할 확대에 대한 고민을 던졌다.
■무전공 선발 등 '대학 최초’ 시도들
이와 더불어 최 총장은 대학이라는 고유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미 '살아남을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아주대는 지난 50년 동안, '대학을 바꾸는 대학'으로서 지난 1970년대 후반 '아시아의 MIT'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여러 혁신적 시스템을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하며 대학가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2+2 복수학위제'를 1996년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했고, 같은해 학부제 시행와 교수업적평가제를 실시했으며, 이듬해인 1997년에는 기업형 행정시스템 도입 등은 모두 '국내 대학 최초'로 아주대가 시작한 일들이다.
특히 2025학년도부터는 454명을 '무전공'으로 선발,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충분히 진로를 탐색한 뒤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아주대 '무전공 선발'은 1학년을 마치면 교내 어느 학과든 제한 없이 선택할 수 있고, 학과 선택을 하지 않고 학생이 스스로 만든 '학생설계전공'을 전공으로 할 수도 있도록 했다.
최 총장은 "아주대는 입학할 때 보다 졸업할 때 더욱 훌륭한 학생을 만들 수 있다"며 "모든 것이 학생중심으로 설계됐다"고 전했다.
■교육 수출·기술 사업화…'돈버는 대학'
아주대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교육수출과 연구 성과에서도 빛을 발한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으로의 교육 수출을 비롯해 국제화 분야에서의 성과는 아주대라는 이름과 더불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까지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021년 2월 개교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아주'는 올 9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제공한 부지와 건물 등 하드웨어에 아주대의 교육 시스템과 노하우를 결합한 형태로, 현재 건설시스템공학과, 건축학과, 한국어학과 등이 운영되고 있다.
또 올해 여름방학에는 새로운 개념의 'ABC 프로그램(Ajou Bespoke College)'을 시작, 미국 퍼듀대학을 비롯한 4개 대학의 재학생들이 아주대 캠퍼스에 2주간 머물며, 한국문화 및 역사만이 아니라 삼성전자, 네이버, CJ블로썸파크, 경기도청 등 기업·산업 현장을 체험했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단순한 학생문화 교류가 아니라, 취업과 창업까지 범위를 확장한 프로그램"이라며 "대학의 국제화 대한민국 국격을 함께 높이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아주대는 '기술사업화' 부문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기술사업화란 대학 내 연구진의 연구 활동을 통해 얻은 성과를 기술이전, 기술기반 창업 등을 통해 사업화하는 것으로,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을 기업이나 기관에 이전하거나, 기술지주회사가 직접 혹은 자회사를 통해 해당 기술을 사업화할 수도 있다.
현재 아주대는 2023년에는 연간 28억3000만원 상당의 기술이전 수입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 누적 기술이전료가 100억원을 넘어섰다.
최 총장은 "아주대 만의 무엇, 그리고 아주대의 변화와 혁신을 가능케 할 핵심과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 한국 대학들이 처한 상황이 쉽지 않지만, 총장으로서 우리 구성원들이 모두 함께 똘똘 뭉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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