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처럼 국제대회 강자가 목표"
17번째 챔피언 신민준 9단
너무나 간절했던 우승트로피
극적승리 8강때 옷 다시입고
두텁게 집 쌓은후 전투 바둑
"입단후 이세돌 집에서 숙식
부족했던 '공격 바둑' 배워
중국선수의 벽 꼭 넘어설 것"
"GS칼텍스 프로기전에 오랫동안 많이 출전했지만 나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굉장히 어려운 승부라고 생각했는데 이겨서 기쁘다. GS칼텍스배 우승을 통해 더 성장했다고 느낀다."
신민준 9단은 20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29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와 상금 7000만원, 그리고 화려한 꽃다발을 받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매일경제신문·MBN, 한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하는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시상식에는 장승준 매경미디어그룹 부회장과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 김정수 GS칼텍스 부사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우승 트로피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신민준은 지난달 30일 열린 결승5번기 3국에서 박상진 9단(당시 7단)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9월 국수산맥 세계프로최강전 이후 10개월 만에 우승이자 GS칼텍스배 역대 17번째 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신민준은 이 대회 최대 승부처로 '랭킹 1위' 신진서와 겨룬 4강이 아닌 김명훈 9단과 치른 8강전을 꼽았다. 신민준은 "당시 막판까지 내가 반집 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대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고 '희망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끝까지 둬서 이겼다"고 털어놨다.
우승이 너무나 간절했던 신민준은 가장 극적인 승리를 따낸 8강에서 입었던 티셔츠와 청바지를 꺼내 입을 정도로 우승이 간절했다. 그리고 특유의 '두텁게 쌓은 뒤 전투 바둑' 스타일로 세 경기에서 내리 이겼다. 2연승 뒤 3국을 앞두고 신민준은 "아무래도 유리한 상황이니 여유가 생기기는 했다. 하지만 한 번 지다 보면 흐름이 바뀔 수도 있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정말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던 GS칼텍스배를 품은 신민준. 다음 목표는 LG배와 삼성화재배다.
자신의 프로기사 전적에 'GS칼텍스배 챔피언'을 추가한 신민준은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발휘하며 주목받은 바둑 신동이었다. 만 6세에 처음 바둑을 접해 13세 때인 2012년 바둑 영재 특별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했다. 당시 딱 2명이 뽑혔는데 신민준과 신진서였다.
신민준이 어릴 때부터 바둑 공부를 누구보다 열심히 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유명 드라마 PD'인 아버지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 신창석 씨는 KBS 드라마 PD. '명성황후' '대왕의 꿈' '무인시대' '신사와 아가씨' 등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베테랑이다. 신민준은 "아버지가 유명해서 나도 뭔가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 '성적을 좀 빨리 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신진서와 함께 '양신'으로 불리는 신민준은 "10대와 20대 초반까지는 스스로도 매년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장하는 것 같지는 않고 꾸준하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겸손하게 자신의 바둑을 설명하지만 바둑은 진화하고 있다. 신민준은 GS칼텍스배 결승에서 박상진을 상대로 초반에는 두텁게 기반을 다지다 중반 이후부터 공격적으로 몰아붙이며 승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원래 신민준의 바둑이 공격적이지는 않았다. 신민준은 "어릴 때는 단단하지만 느리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면서 "입단 직후 2013년 이세돌 사범님 집에서 네 달가량 숙식하며 바둑을 배웠는데 그때 공격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회고했다.
도장 깨기를 하듯 하나씩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고 있는 신민준의 롤모델은 '돌부처' 이창호 9단과 '센 돌' 이세돌 9단이다. "이창호와 이세돌 사범님은 중국 고수들에게 엄청 강했다. 하지만 저는 중국 선수들에게 성적이 좋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는 신민준은 "저도 외국 선수들에게 많이 이겨서 바둑팬들이 좋아하고 바둑을 많이 알리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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