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의 네이버 겁박, 방송에 포털까지 틀어쥐겠다는 건가

2024. 8. 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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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포털 불공정 개혁 TF’(오른쪽)가 19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을 방문해 네이버 관계자들과 면담하면서 뉴스 서비스의 편향성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9일 ‘뉴스 유통 편향’이라는 이유를 들어 네이버를 항의방문했다. 방문단은 “좌편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가짜 뉴스 진지” 같은 험한 말을 쏟아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 등에서 반국가세력을 거론하며 가짜 뉴스를 문제 삼았고 여당은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여당이 지적한 ‘뉴스 매체 편향’이나 ‘가짜 뉴스’는 기준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일 뿐이다. 정부·여당에 불리한 뉴스 유통을 통제하겠다는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를 파행시키며 방송 장악에 골몰하더니 이젠 포털마저 틀어쥐겠다는 것인가.

국민의힘 ‘포털 불공정 개혁 TF’의 항의 방문은 네이버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2.0’ 구성과 운영방식을 논의 중인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기존 제평위는 뉴스콘텐츠제휴사(CP) 선정이 편향적이란 국민의힘의 압박으로 지난해 5월 활동을 멈췄다. 비공개 면담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TF 위원들의 질의와 네이버의 답변이 오갔다고 한다. TF 소속 강명구 의원은 면담에서 “네이버가 좌편향 선동가들의 가짜 뉴스 진지가 된다는 평가를 불식시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강민국 위원장은 네이버 이해진 창업주의 국정감사 출석 요구 방침도 흘렸다. 민간기업에 대한 노골적 겁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포털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특위 등을 만들어 압박했고, 제평위 중단에서 보듯 포털의 뉴스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항의방문은 향후 제평위의 CP 심사 과정에서 특정 진보 매체를 빼라는 압박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지난 8일 네이버에 포함된 ‘좌편향’ 매체를 거론하기도 했다. 방통위도 13일 규제 대상 기관에 대한 현장방문 방침을 밝히면서 네이버를 포함시키며 가세했다. 네이버로선 정부·여당의 파상 공세에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론과 공론의 형성은 자유로운 뉴스 편집·유통이 생명이다. 거대 포털의 사회적 책임은 필요하지만, 언론의 비판적 감시를 받아야 할 정부·여당이나 정치권이 이에 간여하는 것은 부당하다. 포털과 언론사, 시민사회가 협의와 토론을 통해 질서를 형성해가야 할 문제다. 특히 근거도 기준도 모호한 ‘가짜 뉴스’를 문제 삼는 것은 겁박에 불과하다. 정부·여당은 공론장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성공할 수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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