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토막 리뷰] 차라리 '스타크래프트'를 떠올리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이동근 2024. 8. 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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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 '스톰게이트'
'스톰게이트' 인게임 화면. 이 게임은 얼리 억세스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기대감은 낮출 필요가 있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 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대신 게임을 깔아보고,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이번 게임은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의 '스톰게이트' 입니다. [편집자 주]

드디어, 오래간만에 '스타크래프트'를 떠올리게 하는 RTS(실시간 전략 게임) 최신작이 선을 보였다. '스타크래프트2'의 제작진이 모여 제작하는 '스톰게이트'가 지난 달 31일 사전 체험 서비스에 이어 14일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우스개 소리로 한국 한정으로 '명절 전통 놀이'로 불렸던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 2'의 제작진이 상당부분 제작에 참여한 게임이었기에 개발 단계부터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카카오게임즈에서 국내 퍼블리싱을 맡았으며, 스팀을 통해 배포되는데다, 무료라서 예전에 스타크래프트를 조금 즐겼던 게이머라면 한번쯤은 깔아보지 않았을까 싶다.

아직 캠페인이 모두 공개되지 않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원래 국내에서는 스타크래프트를 경쟁 게임으로 인식했지 캠페인을 즐기는 이들은 드물었기에 간만에 RTS를 즐겨보고 싶었던 이들에게는 큰 장벽이 아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스톰게이트' 인게임 화면. 게임에서는 3개의 종족을 고를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민족'이어서 그런지 대전에서는 이미 상당한 고인물급 게이머들이 포진하는 분위기이므로 아무 생각 없이 대전에 발을 들이는 실수는 하지 않기를 권한다.

하지만 정작 게임에 진입한 이들에게는 상당한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다. 당장 스팀에서의 평가는 20일 현재 '대체로 부정적'(165개 평가 중 32%가 긍정적)으로 긍정 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훨씬 많다.

이런 평가의 상당한 부분은 전작은 아니지만 유사성 때문에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시리즈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작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면이 있겠다. 하지만 게임의 구조 자체가 위 시리즈와 비슷하기 때문에 게이머 입장에서는 비교를 피하기 어렵다.

일단 장점을 꼽자면 스타크래프트를 그렸던 이들에게는 적응이 쉽다는 것이다. 대부분 스타크래프트에서 진행하던 방식 그대로 진행해도 별로 위화감이 없다. 특히 스타크래프트2와는 매우 흡사한 조작감을 준다.

종족도 뱅가드, 인퍼널, 셀레스철 3개로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아 친숙한 느낌을 준다.

'스톰게이트' 인게임 화면. 단축키는 기본이 'A·S·D·F·G' 인데, 실제 키보드의 배치를 고려하면 꽤 잘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외에 대부분의 요소를 본다면 호불호가 갈리는 것을 넘어 단점이 꽤 눈에 들어온다.

그래픽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는 평가다. 정확히는 밋밋하다는 느낌이다. 인물들이 사실적인 묘사가 아니라 미국식 애니메이션 느낌이 강한 편인데, 국내에서 선호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원래 스타크래프트가 그래픽이 뛰어난 게임은 아니었지만, 분위기는 잘 살리는 편이었다는 점에서 아쉽다.

사운드를 본다면 타격감이 꽤 아쉽다. 스타크래스트에서 느꼈던 비명 소리와 무기 소리가 약하게 들리는 데다, 무기별 사운드가 확연하게 구분되는 느낌도 적다.

맵 에디터가 지원된다. 스타크래프트를 유즈맵에서 즐기는데 익숙했던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반가운 요소일 것이다.

게임성을 본다면 일단 재미는 있다. 협동전이나 AI(인공지능)와의 대전에 한해서 본다면 최근 이런 게임이 잘 없어서인지 본진을 키워 적을 압살하는 쾌감은 확실했다.

하지만 PvP(플레이어 대전) 게임으로서 본다면 많은 점이 아쉽다. 무엇보다 종족별 균형이 너무 잘 맞지 않는다. 카카오게임즈에서 2025년 이후 프로리그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으면 한 종족만으로 대전이 펼쳐지는 결과까지 우려된다.

종족별 균형 파괴의 핵심은 셀레스철이다. 최대 인구수가 처음부터 해제된 상태로 운영하기 때문인지 빠른 운용을 하게 된다면 타 종족을 압살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본진을 대체하는 비행유닛 '아크쉽'을 통해 선물을 소환하는 형태에서 멀티 운영에도 특화돼 있다.

다만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닌 얼리 억세스 상태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사실 과거 RTS 게임들 중 진영 사이의 밸런스가 완벽한 게임은 그리 많지 않았고, 수차례 패치가 이뤄져서야 겨우 어느 정도 균형이 맞아진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에서 14일 개최한 얼리엑세스 기념 공식 대회에서도 셀레스철 종족이 다른 종족을 뛰어넘는 유리한 상성이 부각된 바 있다.

'스톰게이트' 인게임 화면. 시작하면 볼 수 있는 인트로 화면.

추가적인 단점이라면 최적화를 꼽을 수 있다. 최소사양이 'GeForce GTX 1060' 이지만, 이정도 사양에서는 최하로 그래픽 옵션을 낮춰도 스크롤시 꽤 버벅거림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빠르게 진행하는 PvP 게임에서는 꽤 지장을 주는 편이다.

기자의 경우 라데온 RX 6600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환경에서는 상당 부분에서 그래픽 옵션을 낮춰야 했다. 적어도 노트북에서 가볍게 즐기기는 어려운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의 장래는 아직 '불투명'이다. 제작사에서는 억울하겠지만, 게이머들의 기대치는 최소한 스타크래프트와 동일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재미에 있기 때문에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나쁘지 않은 게임일지라도 외면받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겠다.

가볍게 PvE(AI 대전)을 즐기는 이에게는 나쁘지 않다. 경쟁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밸런스 문제도 조금은 자유롭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모든 캠페인이 다 열려봐야 알 것이므로 여기는 평가를 유보하겠지만, 전쟁 게임으로서의 묵직함이 부여되려면 가볍게 느껴지는 그래픽과 사운드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보인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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