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1위 CJ "주7일 배송"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8. 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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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서비스, 기사는 주5일제

국내 택배업계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일요일과 공휴일까지 주7일 배송을 시작한다.

G마켓이나 롯데온, 알리익스프레스처럼 CJ대한통운과 거래하는 주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가 365일 끊이지 않고 배송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쿠팡 외 다양한 업체가 신속 배송 역량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쇼핑시장 경쟁이 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CJ대한통운은 내년 초 '매일 오네'(가칭)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일요일과 공휴일에 택배를 받아볼 수 없지만, 내년부터는 365일 언제든 받아볼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9일 CJ대한통운은 대리점, 택배기사, 전국택배노조와 함께 '매일 오네' 서비스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CJ대한통운은 주7일 배송 시스템과 더불어 택배기사 주5일 근무제도 도입한다.

G마켓·11번가도 배송역량 강화...이커머스 시장 판도 변화 예고

 유통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휴일 없는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이커머스업계에서 고객 쟁탈전이 보다 격화할 것으로 본다. 그간 주7일 배송은 쿠팡이나 컬리처럼 자체 배송 체계를 갖춘 온라인 쇼핑몰만 제공할 수 있었다.

 향후엔 G마켓, 롯데온, 알리익스프레스처럼 CJ대한통운을 활용하는 다양한 이커머스가 휴일에도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많은 고객이 쿠팡을 선택한 이유는 주문한 당일이나 다음 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신속성에 있었다"며 "앞으로는 보다 많은 쇼핑몰이 신속 배송을 하게 되면서 고객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J대한통운이 '매일 오네'를 시작하는 건 여러 국내 이커머스 업체와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일치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마켓, 롯데온, 알리 등 CJ대한통운을 활용하는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은 직매입해서 물건을 팔기보다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오픈마켓 역할을 주로 수행한다. 플랫폼에 개별 셀러(판매자)가 입점해서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물건을 직접 떼서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CLS)를 통해 판매하는 쿠팡과 배송 경쟁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고객사인 이커머스 영향력이 줄어드는 건 CJ대한통운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CLS의 지난해 매출이 2조62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배 증가하는 동안 CJ대한통운은 12조1307억원에서 11조7678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매일 배송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쇼핑 편의도 확대될 전망이다. 그간 쿠팡 컬리를 제외한 대다수 쇼핑몰에서 소비자가 토요일에 주문한 건은 차주 월요일 이후에 배송됐고, 일요일에 주문하면 화요일 이후에 전달됐다. 그러나 이제 토요일에 주문하면 일요일 전에, 일요일에 주문하면 월요일 전에 받아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CJ대한통운은 새로운 서비스를 추진하는 데 국내 1위 택배사로서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곤지암메가허브를 비롯해 14개 허브터미널과 276개 서브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20일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 도입을 발표하면서 주5일 근무제 실시 방침도 공개한 건 '윤리적 소비'를 향한 요구가 거세진 시대 상황과 연관 있다고 풀이된다. 택배기사의 장시간 노동과 이에 따른 인명 사고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또한 택배기사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회사를 보다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단계적으로 택배기사의 주5일, 주60시간 근무를 추진하면서도 전체 수입은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주6일에 배송할 것을 주5일로 나눠서 배송하게 함으로써 택배기사 개인의 수입은 줄어들지 않는다"며 "기존에는 휴일이 끝난 월요일의 택배 물량이 많았는데 이제는 물량이 일주일 동안 분산되기 때문에 근무 강도 또한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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