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후변화로 모기 비상인데… 예산삭감에 모니터링 ‘반토막’
전국 16개 ‘매개체 감시거점센터’
격주 조사서 2024년 월 1회로 감축
철새 도래지 모기 조사도 중단돼
관련 예산 작년 12억서 80% ‘뚝’
질병청 “감시사업 어려운 상황 놓여”
학계 “간격 길어 동향 파악 어려워”
뎅기열 매개 모기 美전파 전례 지적
“새 감염병 경계태세 늦춰선 안 돼”
감시거점센터에서 진행하던 철새 도래지 모니터링은 올해 중단됐다. 작년까지 각 감시거점센터는 철새 도래지와 도심에서 각각 모기를 채집했는데, 올해부터는 도심 환경에서만 채집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예산 삭감의 영향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감시거점센터 예산은 지난해 12억3400만원에서 올해 2억6000만원으로 80% 가까이 줄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예산 삭감으로 감시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그나마 용역비 등으로 5억∼6억원을 확보해 사업을 유지했다”면서 “내년도는 예산을 (12억원을) 원복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난 10여년 동안 철새 도래지에서 특별한 바이러스가 발견된 적이 없어 일각에선 ‘굳이 조사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면서 “그렇다고 이 조사조차 하지 않으면 해외에서 새로운 모기가 유입됐는지를 전혀 알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한 달에 1회 진행되는 채집 조사로는 유의미한 전국 모기 동향을 알아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각 거점센터가 검사 결과를 분석하고, 질병청이 16개 거점센터에서 들어온 데이터를 취합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번 8월 중순에 조사한 모기 현황은 9월 중순쯤에나 알 수 있다”며 “모기 현황을 알고자 하는 사업인데, 조사 간격이 너무 길어서 실질적으로 전국의 모기 상황을 알 수 없다. 사업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위기”라고 지적했다.
말라리아나 일본뇌염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은 한국에 상륙한 적이 없는 감염병이다. 일례로 아시아에서만 서식하던 흰줄숲모기는 1980년대 미국에 상륙해 뎅기열, 지카바이러스를 퍼트렸다. 박현철 부산대 생명환경화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곤충 생태계도 급변하고 있어 한국도 뎅기열 안전지대가 아니란 말이 나온다”면서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일이 터지고 나서 대처하면 늦는다”고 강조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