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잭슨홀 리스크…월가 일각선 “그간 오른 국채, 부분 매도해야”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8. 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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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요동칠 때 국채 상승세
美 장기국채ETF 8월 수익률
S&P500 ETF 상승률의 두 배
월가 유명 강세론자 야데니
“9월 국채 약세…일부 팔아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 과도
23일 파월 의장 연설 관건
대선 공약도 채권 시장 변수
최근 한 달 간 미국 장기 국채 3배 레버리지 ETF(TMF) 시세 흐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월가 일각에서 그간 상승세를 탄 미국 국채 상품을 일부 매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확신에도 불구하고 연말 금리 인하 횟수나 인하 폭을 둘러싸고 연준 입장과 시장 기대에 온도차가 크다는 진단에 따른 의견이다.

미국 증시 강세론자로 유명한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투자 메모를 통해 “채권 투자자들이 너무 일찍 또 너무 많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금은 3%대 후반이지만 다음 달에는 다시 4.00~4.50% 선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10년 만기 미국 국채 가격이 9월 들어 다시 하락할 것인 바 단기적으로 일부 차익 실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날 미국 재무부 집계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달 들어 줄곧 3% 대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향후 금리 인하를 시사한 지난 달 31일 이후 해당 수익률은 4% 를 밑돌았고 19일에는 전날보다 0.03%포인트(p) 떨어진 3.86%에 마감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 인기를 끈 미국 국채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세도 빠르게 올라섰다.

‘아이셰어스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와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3배 강세 ETF’(TMF) 시세는 19일을 기준으로 이달 들어 각각 약 3.3%, 9.8%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따르는 ‘SPDR S&P500 트러스트 ETF’(SPY)가 1.6% 오른 것에 비해 강세다.

미국 국채 시장 불확실성을 지피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금리 인하폭에 관한 연준과 시장 투자자들 간의 기대 차이이고, 다른 하나는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쏟아낼 공약이다.

우선 연준·시장 간 기대 차이와 관련해 국채 시장 향방을 가를 단기 변수는 오는 22일부터 사흘 간 열리는 연준 연례 정책 행사, 잭슨홀 미팅이다.

특히 투자자들의 시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3일 잭슨홀 미팅 행사에서 금리 인하 횟수나 인하 폭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 지에 쏠린다.

다만 US뱅크의 헤인 린 전략가는 “이번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명확한 힌트를 주지 않을 것 같다”면서 9월 FOMC 회의 이전까지는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힘들다고 봤다.

CME페드워치 19일 집계에 따르면 미국판 기준금리 격인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 전문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9~12월 동안 기준금리를 0.25%p씩 총 3회 인하할 확률을 42.4%, 4회 인하할 확률도 42.4% 로 보고 있다.

최소 3회 인하를 통해 적어도 0.75%p 낮출 확률이 84.8% 라고 본 셈이다.

반면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도 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을 것임을 에둘러 강조하는 분위기다.

일례로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주 애틀랜타 행사에서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면서도 “연준이 너무 일찍 금리를 인하해서 인플레를 다시 자극하는 바람에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은 오지 않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올해 FOMC 정책 결정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열리는 정책 행사로 연준 인사들 외에 한국은행(BOK)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BOJ) 총재 등이 참석해 주요국 통화 정책에 대해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다.

행사는 과거에 종종 통화정책 방향 변화를 알리는 계기로도 활용됐는데 앞서 1998년에는 당시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 정책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022년에는 파월 의장이 고강도 긴축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암시해 시장을 들썩였다.

이밖에 미국 연방 정부 수입과 지출에 관한 공약도 국채 시장 변수다.

세금을 올리면 정부가 국채를 추가 발행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지만 재정 지출을 대폭 늘리면 국채 추가 발행 가능성이 커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경제 공약이 미국 재정적자를 앞으로 10년간 1조6000억달러 더 늘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민주당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세액 공제와 생애 첫 주택 구매 지원 확대에 따른 재정적자 규모는 이보다 많은 1조7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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