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의 과학기술 NOW] 배터리 화재, 기술로 극복 가능하다

2024. 8. 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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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부터 전기자동차, 그리드 전력 저장 시스템, 그리고 드론 등 많은 응용 분야에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의 광범위한 사용에 따라 최근 전기차 화재 문제 등 배터리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전기차 화재에서 보듯이 고효율·고성능이면서 더욱더 안전한 배터리 기술 개발은 시급한 당면 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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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급상승해 '열폭주' 현상
전기차의 리튬 이온 배터리
전해질에 화염 저항물질 넣고
실시간 위험 체크 스마트전지
안전성 갖춘 기술개발이 해답

스마트폰부터 전기자동차, 그리드 전력 저장 시스템, 그리고 드론 등 많은 응용 분야에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의 광범위한 사용에 따라 최근 전기차 화재 문제 등 배터리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배터리는 화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전기화학 장치로, 양극과 음극 물질 및 전해질 용액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수세기에 걸쳐 발전해온 배터리 기술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알칼라인 배터리, 자동차 시동에 쓰이는 납-산 배터리 등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가 상용화되었다. 지금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높은 에너지밀도와 효율 및 비교적 긴 수명으로 인해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니켈-수소 및 납-산 배터리와 같은 물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와 비교하면 유기용매를 기반으로 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여러 장점을 갖추고 있지만 안전성은 가장 큰 약점이다.

배터리는 화학적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이며, 이 저장된 에너지가 제어되지 않고 급속히 방출되는 경우 배터리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열폭주 현상이 일어난다. 열폭주는 배터리 화재를 일으키는 주된 이유이며 배터리 내에서 발생한 열이 충분히 빠르게 방출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배터리 온도 상승은 배터리 내 여러 소재의 분해를 가속화하여 산소를 방출시키고, 유기용매의 인화에 이르게 된다. 과충전·과방전에 의한 내부 단락, 전지의 압착이나 관통 등 기계적 스트레스를 가해 생긴 배터리의 외부 손상, 셀 조립의 제조 결함, 그리고 여러 배터리 셀의 충전과 방전을 제어하는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오작동 등 여러 요소가 열폭주를 초래할 수 있다. 충전 중에 음극에 리튬 금속이 축적되는 덴드라이트의 형성도 분리막을 뚫을 수 있어 단락 및 열폭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화재 위험을 줄이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전해질에 화염 저항성 첨가제를 포함시키고 개별 배터리 셀 내의 화재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물리적 장벽을 넣어주는 방법도 있다. 또한 전고체 전해질 배터리는 가연성 액체 전해질을 불연성의 고체 전해질로 대체하여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카이스트를 포함한 여러 대학과 연구소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능가하는 리튬 금속 배터리의 안전성 확보, 근원적인 비발화성을 가지는 물 기반 배터리 같은 혁신적 배터리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도 중요하다. 이는 온도, 전압 및 충전 상태 등의 배터리 작동 인자들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여 배터리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급 배터리 관리 시스템은 배터리 성능 이상의 감지와 관련된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과충전 또는 과열과 같은 이상 현상을 감지하고 예방 조치를 취한다. 또한 외부 시스템에 실시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스마트배터리가 개발되어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배터리 효율성과 수명을 개선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배터리의 상태를 진단하고, 열폭주를 차단할 수 있는 배터리 운영 기술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이다.

그간 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배터리 설계, 재료과학 및 관리 시스템 기술 진보에 의해 배터리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듯한 착시를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의 전기차 화재에서 보듯이 고효율·고성능이면서 더욱더 안전한 배터리 기술 개발은 시급한 당면 과제가 되었다. 결국은 연구개발이다. 다양한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 채택을 위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져야 하겠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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