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산단 태양광 프로젝트 지지부진…‘실적 0건’

정예진 2024. 8.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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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산단 지붕형태양광 프로젝트'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산단지붕형태양광프로젝트 사업단 관계자 B씨는 "대구는 슬레이트지붕을 고쳐준다거나 발전기금의 수익금을 가지고 무엇을 해주는 것이지만 부산시는 산단의 가치를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태양광을 통해서 하는 것"이라며 "업무협약 이후 진행된 것은 없지만 기업체와 미팅은 계속 잡혀져 있다. 큰 틀에서 업무협약을 했기 때문에 전체의 준비과정이 있기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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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7000억 민자 조달…펀드구성이 사업성패 결정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산단 지붕형태양광 프로젝트’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사 사업이 중단된 인근 지자체인 대구광역시와 비슷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부산광역시의 면밀한 파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 8개 기관과 지난 6월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후 실제 진행된 프로젝트는 0건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강서구 미음·국제물류산업단지 입주기업 700곳의 지붕이나 유휴공간에 총 380㎿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재생에너지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며 사업비 7000억원은 전액 민자로 조달한다.

(왼쪽부터) 김동겸 유클릭 부대표, 박재덕 부산정관에너지 대표, 유진혁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부산연구개발특구본부장, 김기영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손진 한강에셋자산운용 대표, 김상욱 대보정보통신 대표, 이재용 부산그린산단 대표가 지난 6월 ‘부산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사진=부산광역시]

눈여겨볼 점은 ‘자금 조달 가능성’이다. 당초 협약에 따라 한강에셋자산운용이 자금조달을 맡기로 했다. 통상 사업을 진행하려면 펀드를 만들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후 펀드 조성이 마무리되면 사업이 실행된다. 펀드 구성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부산시가 내세운 7000억원 규모의 전용펀드 조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 태양광 발전사업자 A씨는 “부산시는 사업 규모에만 집중해 거창한 계획만 세우고 무산 되지 않도록 사전조사와 참여업체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수 있을지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대구시도 지난 2022년 3조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 SRS·전용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투자할 한화자산운용과 책임시공을 맡을 한화시스템·LS일렉트릭 등 대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펀딩이 되지 않아 중단됐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한화자산운용은 당초 계획했던 3조원 규모의 민자 펀드를 만들기로 했으나 내부 사정에 따른 펀딩과 공사 지연으로 발을 빼면서 사업 달성 유무가 불투명해졌다. 한화자산운용가 착공한 사업은 1개로 확인됐다.

이후 SRS가 새로운 투자자를 몰색해 신한자산운용과 협의를 진행했고 자산운용사 중심이 아닌 참여하는 기업과 실질적으로 시공하는 기업들 위주로 사업이 재편됐다. 신한자산운용은 현재까지 152억여원을 투자했고, 이 재원으로 SRS는 태양광 발전 계약을 체결한 32개사 중 19개사에 9.2MW 수준의 태양광 설비를 마치고 가동하고 있거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 규모’ 측면에서 부산 대구시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시 사업은 대기업들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실패해 개편을 했지만 부산을 살펴보면 대구시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대기업만큼의 큰 규모의 기업이 없고, 이 기업들 역시 실질적으로 신용보증자체가 되지 않는 업체로 확인돼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반면 두 시도의 사업에 접근방식을 달리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부산산단지붕형태양광프로젝트 사업단 관계자 B씨는 “대구는 슬레이트지붕을 고쳐준다거나 발전기금의 수익금을 가지고 무엇을 해주는 것이지만 부산시는 산단의 가치를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태양광을 통해서 하는 것”이라며 “업무협약 이후 진행된 것은 없지만 기업체와 미팅은 계속 잡혀져 있다. 큰 틀에서 업무협약을 했기 때문에 전체의 준비과정이 있기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업 진행과 관련해 “펀드 투자와 관련된 부분을 검토하고 필요한 부분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해 나가는 중”이라며 “오는 10월쯤 프로젝트에 관련된 부분을 자세히 말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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