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인질 삼아 협박"…부족한 병력 박박 긁어모으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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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손실한 병력을 메우기 위해 어린 징집병을 전투에 투입하고 국경을 넘은 탈영병까지 잡아들이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병역 기피자 처벌과 탈영병 추적을 강화했다"며 "그 노력은 이제 국경을 넘나든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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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손실한 병력을 메우기 위해 어린 징집병을 전투에 투입하고 국경을 넘은 탈영병까지 잡아들이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병역 기피자 처벌과 탈영병 추적을 강화했다"며 "그 노력은 이제 국경을 넘나든다"고 보도했다.
WSJ은 아나톨리 셰티닌(26)이라는 러시아 탈영병의 사례를 인용하며 러시아 군의 상황을 전했다. 셰티닌은 러시아 캄차카반도 산림청에서 근무 중이었으나 2022년 11월 군에 입대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 공무원의 압력을 받은 그의 상사가 "입대하지 않으면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강제 입대한 그는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파견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이웃 나라 아르메니아로 탈출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그의 여동생을 인질 삼은 러시아 경찰의 협박에 못 이겨 러시아 영사관에 자수했다. 당시 러시아 군은 셰티닌에게 그가 재판받을 것이며 공격 부대에서 싸우는 데 동의하면 감옥행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지난 6월 러시아 특별 구금 시설에 수감돼 탈영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WSJ은 마리아나 카차로바 유엔 러시아 인권 특별보고관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해외에서 탈영병을 실질적으로 납치하는 데 개입했다"고 전하면서 "붙잡힌 탈영병들은 전투에 복귀해 '죄에 대해 속죄하라'는 압력을 받는다"고 밝혔다.
매체는 또 러시아가 50만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투 경험이 없는 어린 병사들을 강제 징집해 전투에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한 달에 최소 2만5000명의 신병을 모집하고 있지만 이중 전투 경험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강제 징집한 병사들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에서 대거 포로로 잡히고 있다. WSJ은 전날 다른 기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 전쟁 포로를 2000여명 잡아들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10~20대 청년으로 훈련이 부족하고 제대로 된 무기를 지급받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포로 영상에서 어린 징집병들은 "상관들이 국경 초소를 버리고 도망갔다"며 "우리는 제대로 된 무기나 훈련 없이 싸워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한 20세 징집병 포로는 "지휘관들에게 징집병들은 국경에 있어서는 안 되며 여기서 우리를 빼달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우리가 여기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들은 우리를 개들에게 던졌다"고 하소연했다.
러시아에서 18세 이상 남성들은 의무적으로 1년 동안 징집병으로 복무해야 한다. 다만 이들은 직업 군인과 달리 해외 파병과 전투 작전에서 제외된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징집병들이 전쟁에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을 보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쿠르스크 공격에서 징집병 수천 명이 전쟁 포로로 잡히면서 푸틴 대통령의 약속에 금이 가게 된 것이다. 이미 러시아에 있는 징집 포로 가족은 러시아 정부를 향한 온라인 청원서를 작성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WSJ은 "이번 일로 안정과 안보를 보장하는 사람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국민의 신뢰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짚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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