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야 낫는다, 노래방 말고 '울음방'이 필요한 시대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
□ 방송일시 : 2024년 08월 20일 (화)
□ 진행 : 이익선, 최수영
□ 출연자 : 김철권 동아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외롭다고?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내 옆에 있는 것..자기 자신만이 계속 앉아 있을 수 있어
- 우울증이 깊으면 깊을수록 내면의 힘은 더 강해진다..약은 임기응변일 뿐 내면이 가진 치유의 힘 약화시켜
- 울어야 낫는다, 혼잣말을 해라..정신과의사의 제1의 처방전
- 정신과 약은 폭우에 쓰는 '우산' 같은 것, 너무 의존해서는 안돼
◇ 이익선 : 점심 드시고, 커피 한 잔...아님, 차 한잔하면서 함께 하시죠. 이슈 앤 피플의 작은 응접실, 쌀롱 드 상암. 매 순간 정신없이 살아다가보면, 나 자신과 내 마음을 돌보는 데엔 소홀해지죠. 그래서 오늘은 마음을 챙겨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김철권 동아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합니다.
★ 김철권 : 안녕하세요.
◇ 이익선 : 저서가 화젭니다. '한 정신과 의사의 37년간의 기록'... 저희도 미리 받아봤는데요. 방대한 기록이 네 권의 책에 실렸습니다. 직접 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철권 : 정신과 의사들은 책을 많이 냅니다. 대부분은 증상과 병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교육 목적으로, 그런데 저는 환자들의 말을 기록하는 그게 좀 차이가 있고요. 두 번째는... 제가 정신과 의사 생활한 게 37년입니다. 그래서 그 기록을 모은 그 두 개가 아마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내년 2월에 정년퇴직을 하는데 그전에 이제 자료들을 쭉 기록한 걸 이제 모았는데 4권의 책으로 냈습니다. 첫 번째 1권이 <죽은 아들의 옷을 입고 자는 여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그 슬픔이 어떻게 되는가 그걸 주로 애도와 멜랑콜리로... 두 번째는 <무지개 치료>라고 제가 꿩 잡는 게 매라고, 어떻게 하면 치료를 할까 늘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이제 무지개 치료 혹은 타로카드나 마술을 이용해서 그다음에 정장 치료, 제가 치료라고 막 붙입니다. 앵무새 치료 앨범 치료 특히 저는 유행가 가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유행가 가사 치료 이런 식으로 그래서 그런 다양한 치료 기법을 제가 두 번째 글을 했고요. 세 번째가 사실 <사람들의 가슴에는 구멍이 있다>. 사랑과 욕망에 대해서 적은 겁니다. 제 영어 논문의 박사 논문의 주제도 남자의 사랑과 여자의 욕망에 대해서입니다. 사랑과 욕망에 대해서 제가 제일 관심이 많고 그래서 첫 번째 세 번째 건을 첫 번째 내려고 했는데 세 번째로 냈고 좀 많이 줄이고 네 번째가 제 정신과 의사로서의 치료 철학 이런 걸 담은 겁니다. 그래서 본래는 가인쇄를 했는데 450페이지에서 500페이지씩 내가 너무 분량이 많아서 그걸 줄인다고 좀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 최수영 : 교수님 보니까 네이밍 전문가 같으세요? 그러니까 뭘 규정하고 그것에 성격을 부여하시는 게 정말 탁월하다는 그런 제가 생각이 듭니다.
★ 김철권 : 별 말씀입니다.
◇ 이익선 : 사실 오늘 교수님을 너무 뵙고 싶었어요. 책을 보면서 너무 할 말이 많으니까 오히려 지금 갑자기 할 말을 생각이 안 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어쨌든 이 4권의 책을 관통하는 여러 단어들이 생각이 납니다마는 저는 누구나에게 아이가 있다, 상처받은 아이가 있다라는 게 참 기억이 나고요. 또 구멍 얘기 하셨고, 들어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이 떠오르는데 다 쓰시고 나서 드신 생각이 어떤 생각이세요?
★ 김철권 : 저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적었는데 실제 제가 책으로 낸 건 한 20% 정도입니다. 나머지 80%를 왜 못 냈느냐 하면 비슷한 사연들이 많고 두 번째는 한 사람을 굉장히 깊게 오랫동안 한 거는 너무 분량이 기니까 못하고 세 번째가 차마 좀 활자화하기 어려운 성적인 내용들 그런 것들은 이제 묻히는 거죠. 하지만 제가 그동안에 진료한 이 사람들을 그걸 좀 이야기해 줘야 되겠다 하는 그런 의무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제가 용기를 내가 냈습니다.
◇ 이익선 : 이 책을 보면서 사실 저는 이제 한 권밖에 보지 못했는데 위로를 받았어요. 내가 힘든 건 힘든 축에도 못 드는구나라는 그 큰 위로를 먼저 받았거든요. 근데 교수님은 자꾸 스스로의 한계에 대한 얘기를 좀 많이 하셨어요. 구멍 특히 교수님의 구멍은 어떤 구멍입니까?
★ 김철권 : 아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는 구멍이 있습니다. 그 구멍이 왜냐하면 언어 때문에 생깁니다. 언어를 사용하는 순간에 인간의 가슴에는 구멍이 생기는데 왜냐하면 언어가 욕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멍은 결핍이고 결핍은 욕망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래서 이제 소크라테스가 나는 나에게 있는 것을 욕망하지 않는다. 내가 없는 것을 욕망한다 이래 소크라테스가 말했거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욕망하는 건 내게 없는 거구나 그래서 뭔가 내가 결핍되어 있구나.. 그래서 내가 구멍이 생겼구나 이래가지고 이제 뭔가 외부의 것을 가지고 자꾸 자기 구멍을 채우려고 합니다. 그게 소유 결핍입니다. 소유함으로써 내가 그 결핍을 채우려고 한다. 근데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욕망의 속성입니다. 욕망의 정의가 불충족이거든요. 충족되는 순간의 욕망은 사라집니다. 그래서 점차 계속 이래 하다 보면 뭘 느끼느냐 하면 아 내 가슴속 구멍은 내가 누구인가 그걸 알고 싶은 존재 결핍이구나 그게 이제 에리히 프롬의 이제 소유냐 존재냐 그래서 이 구멍을 외부의 어떤 무언가로 채우려고 하지 말고 내 가슴속 구멍 그걸 바라봐야 되겠다 이런 식으로 그게 이제 존재 결핍이거든요. 그런 식으로 이제 흘러가게 된 겁니다.
◇ 이익선 : 교수님 환자들이 많이 울잖아요. 37년 동안 쓴 곽 티슈는 몇 개쯤 될 것 같으세요?
★ 김철권 : 무수히 많죠. 그러니까 환자를 울릴 수 있는 의사는 굉장히 명예입니다. 저는 사실은 노래방이 아니라 '울음방'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니까 울어야만 많은 문제가 해결되는데 울 수가 없습니다. 슬픔을 애도해서 제가 보고 많이 울립니다. 슬쩍 찌르기도 하고 그래가지고 우는 사람은 굉장히 좋아해요. 근데 듣는 사람은 좀 힘들겠죠. 하지만 많이 울리고 나면 굉장히 그게 약보다도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쩌든지 때때로 되게 힘들 때는 많이 울리고 또 울기 위해서 찾아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때는 제가 면담 시간에 시간을 재는데 대부분 시간이 몇 분 가지 않습니다. 되게 길게 느껴져도 그래 이제 막 울다가 티슈를 주고 이러면 코를 풀면 이제 끝났겠구나 하고요, 대부분 그렀습니다. 그러면서 고맙다고 하고 갑니다. 우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 최수영 : 교수님 저도 하나 여쭤보고 싶은 건데 저희 남자들은 어릴 때부터 사내 놈들은 우는 것 아니야 사내 놈들은 주방에 들어가면 안 돼 이런 이제 그런 말하자면 가부장적 교육을 받고 자라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감정이 복받쳐도 우는 게 익숙지가 않아요. 근데 교수님 앞에 서면 남성 남자들도 많이 그렇게 무장해제가 됩니까?
★ 김철권 : 남자들은 잘 울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잘 우는 그런 어떤 그걸 조금 자극을 해줘야 됩니다. 건드려 봐야 됩니다. 우는 게 얼마나 효과가 좋은가 하면 제 친구가 친구가 서너 살 아기를 교통사고로 잃었어요. 그래가지고 이제 귀에서 소리가 애 그 또래 애들을 거리에서 만나면 아버지요 아버지요 하는 소리가 자꾸 들리는 이같이 환청입니다. 서울 모 대학병원에 갔다면 2주 이상 계속 걸리니까 급성정신병이다. 약을 먹어야 된다. 그래 이제 약을 받아가 저한테 왔습니다. 그래 제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식이 죽었는데 그 죽은 자식의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는 그게 비정상이다. 애가 죽었는데 애가 눈에 보이지 않는 환시라 하죠. 그게 비정상이다. 울어라 소리가 들리면 울고 눈에 보이면 울고 몸에 수분이 빠져나갈 때까지 계속 울어라. 약 먹지 마라 그래가지고 계속 울거라니까 거의 회복됐습니다. 그만큼 울음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옛날에 우리가 부모님 돌아가시고 애도 문화가 있을 때는 상여를 하고 막 울고 막 여러 가지 이때는 그러면서 이제 슬픔을 했는데 지금은 그런 애도 문화가 없다 보니까 모든 사람들이 이 슬픔을 자꾸 억누르고 마치 화장하듯이 분출을 하고 이래서 되게 힘듭니다.
◇ 이익선 : 관련해서 내용 중에 어떤 점잖는 부인이 남편을 죽이는 상상을 하는 것 때문에 괴로워해서 오시니까 선생님께서 죽이는 상상을 하기 때문에 진짜 안 죽이는 거다라고 하셨어요.
★ 김철권 : 맞습니다. 그분이 자꾸 생각을 안 할래도 자꾸 남편을 죽이는 막 상상이 나요. 그래서 정신과 갔더니 기계적으로 진단을 하면 생각을 안 할래도 자꾸 안 좋은 생각이 나는 그거는 강박장애다. 그러니까 강박장애는 약을 많이 먹습니다. 약을 많이 먹다 보니 힘들어서 저한테 왔습니다. 세 가지 선택이 있다. 머릿속으로 상상으로 남편을 죽이는 방법 1번, 두 번째는 실제 죽이는 방법 2번, 세 번째는 실제 죽이지는 안 했지만은 정신분열병 조현병같이 귀나 환시나 환청으로 니는 남편을 죽였다라는 소리 정신병에 걸리는 방법 3개 옵션이 딱 3개다. 그게 이제 우리 정신분석학이 말하는 상상계 실제계 상징계거든요. 그래서 어느 걸 택할래? 당신은 가장 건강한 방법이다. 상상으로 죽이니까 실제로 안 죽이는 거다. 그거는 마치 압력 밥솥에 밥을 할 때 김이 빠지는 거와 마찬가지다. 당신이 상상을 하기 때문에 진짜 그런 일을 막을 수 있는 거 그랬느냐고 그래 더 죽여라 더 죽여라 왜냐하면 우리가 상상에서는 무수게 많이 일어나거든요. 그 상상은 좋은 거예요. 우리가 상상을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환상과 꿈을 꾸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갈 수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밤에는 꿈을 꾸잖아요. 꿈에서는 환청도 들리고 하지만 그걸 우리가 정신병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밤에는 환상의 꿈을 꾸고 낮에는 우리가 백일몽을 꾸고 또 뭐 보이는 대로 이래가지고 여러 가지 뭐 이래 하고 그래서 환상이 사람을 살게 하는 겁니다.
◈ 최수영 : 그럼 꿈을 그렇게 꾸는 것도 일종의 배출구 같은 거네요.
★ 김철권 : 꿈이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 딱 한마디로 하면 소원 성취입니다. 낮에 못한 현실에서 못한 것을 꿈에서나마 소원을 이루니까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거죠.
◇ 이익선 : 공포스러운 건요?
★ 김철권 : 공포스러운 꿈을 함으로써 그 공포를 이제 점차 뭐랄까 무디게 하는 거죠. 그래서 낮에도 꿈꾸고 밤에도 꿈꾸고 우리는 환상 속에서 그다음에 환상의 어떤 또 다른 환상 이중의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거죠. 예를 들면 제가 지금 이제 두 선생님을 보지만은 두 선생님은 제가 생각하는 상상 속의 사람이지 실제 두 분은 어떤 사람인지 저는 모르잖아요. 하지만 제가 상상 속에서 저 두 분은 그럴 거다. 이런 환상을 갖고 보는 거죠.
◇ 이익선 : 딱 보면 아실 것 같은데요?
★ 김철권 : 아니요. 전혀 안 그럽니다. 일본에 있는 27년 만의 만남이라는 그 환자가 제가 레지던트 1년차 때 87년에 레이전트 1년차 때 응급실에 그때는 정신분열병이었습니다. 정신분열병 20대 여자가 왔습니다. 긴장형인데 긴장형의 특징이 나무토막같이 꼼짝도 안 하고 모든 걸 거부합니다. 말도 거부하고 식사도 거부하고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근데 다 듣고 기억은 다 합니다. 근데 이분이 와가지고 대소변도 전부 다 거부하니까 밥을 먹여야 되니까 제가 3주 동안에 죽을 해가지고 계속 억지로 먹였습니다. 그게 제일 첫 번째 제 1년차 때 정신과 레지던트 1년차 때 그분을 보고 까먹었습니다. 그걸 어떻게 기억을 납니까?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 어느 날 어떤 부인이 와서 자기를 아느냐고 어떻게 알겠습니까? 제가 기억이 안 난다 했더니 그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자기는 결혼도 했고 잘 지내고 근데 한 번 꼭 그 당시가 부끄럽고 그러면 꼭 이야기를 해야 돼 왔는데 어떤 이야기를 했냐 하면 그때 자기 턱을 받치고 이 죽을 억지로 숟가락에 열어주고 입을 닦아주던 제 손길 제 손의 감촉을 못 잊겠다는 겁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가 굉장히 놀랐습니다. 왜 놀랐느냐 하면 제가 한 그 사소한 일이 한 사람에게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게 진짜 놀랬습니다. 동시에 내가 한 사소한 상처도 다른 사람의 그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 있게끔 그런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 여자분이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 이익선 : 그렇군요. 이제 교수님이 책 속에서 하신 말씀 중에 역시 반복되는 것들 중에 두드러진 게 외로움이었어요. 모두가 외롭고 외로워서 쩔쩔 매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 뭘 해도 신나지 않고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이런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그런분 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철권 : 외로움은 자기가 혼자라는 그런 느낌이 들 때 드는 감정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자기 옆에 아무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외로움을 채워주면 됩니다. 그래서 사람일 수도 있고 혹은 동물일 수도 있고 혹은 철학이나 뭐 책이나 음악이나 뭐로도 하여튼 자기 옆자리를 채워주면 됩니다. 그게 외로움의 핵심입니다. 근데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금 설명이 필요하겠지만은 자기 자신이 옆에 있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면 처음부터 다 떠나가거든요. 다 떠나갈 때 결국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가지고 자기 옆자리를 채우려 한다는 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자기 자신만이 자기를 이 옆자리에 계속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근데 외로움은 좀 쉬운 감정입니다. 사람들은 많이 외롭다 하는데 오히려 외로움보다는 그리움이 훨씬 힘든 감정입니다. 그래서 이제 나는 그대가 옆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 그게 제목이죠. 시 제목인데 그리움은 3명의 그리운 그대가 있습니다. 그 책에 설명해놨는데, 쉽게 이야기하면 빈방에 어린애가 있는데 불이 꺼진 캄캄한 방에 혼자 어린애가 울고 있습니다. 그래가 아이고 니가 혼자 있으니까 무서워서 그러네. 이 불을 켜도 애가 계속 웁니다. 근데 누군가 와가지고 아이고 니가 있으니까 우는구나. 옆에 또닥거리니까 애가 울음을 거칩니다. 그게 외로움이다. 와가지고 안아주면 울음을 거치는거. 근데 그리움은 뭐냐면 누군가 안아줘도 계속 애가 웁니다. 엄마 목소리가 들려 안아줄 때 그치는 그게 그리움입니다. 그리움은 외로움보다 훨씬 인간의 근원적인 겁니다. 그래서 이제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외로움은 누군가가 자기를 채워주면 되는데 자기 자신한테 외로움에 대해서 긁고 하는 가장 중요한 어떤 생각은 그게 인간의 본원적인 정상적인 감정이라는 걸 정상적인 상태라는 걸 시각을 바꿔야 됩니다. 자꾸 그걸 외로우면 안 된다라고 하는 그 생각 자체가 굉장히 잘못된 겁니다. 외로움을 받아들여야 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 이익선 : 그럼 우울감은요. 우울감을 어떻게 해소합니까?
★ 김철권 : 우울감하고 우울증하고 다릅니다. 우울감은 자기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겁니다. 내가 우울하다? 우울증은 당신의 병의 증상이다. 우울감하고 우울증 근데 자기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우울감이 훨씬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갔는데 아 당신이 우울증이 이래도 꾸역꾸역 자기가 버티고 살 수 있으면 그거는 전혀 치료의 대상이 안 됩니다. 그 우울감이 왜 이래 어떤 거냐 하면 모든 사람은 다 우울합니다. 그러니까 우울하고 불안이 우리 인간 삶을 구성하는 굉장히 중요한 감정입니다. 우울해야 성장을 할 수가 있습니다. 불안해야 미래에 대해서 대비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가는 데 큰 웅덩이가 있습니다. 웅덩이가 있는데 그걸 이제 뛰어넘어야 됩니다. 뛰어넘으려면 몸을 꾸부리고 점핑을 해야 되는데 몸을 구부린 상태에서 정신과에 가게 되면 당신 우울증이다라고 진단을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삶 전체를 길게 내다보면 꼬부려야 그걸 뛰어넘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울감을 느끼고 정신과 의사가 얘기한 대로 우울증이 깊으면 깊을수록 그 사람의 내면의 힘은 더 강해집니다.
◈ 최수영 : 오히려 그게 순기능이 있군요.
★ 김철권 : 근데 그걸 약물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임기응변식으로 그걸 넘으려고 할 때는 앞으로는 그 사람에는 조그마한 구덩이가 있어도 넘지를 못합니다. 모든 약은 내면의 어떤 치유하는 극복하는 힘을 약화시킵니다.
◈ 최수영 : 이 말씀 듣다 보니까 의사 생활하시면서 환자들에게 처방했던 약은 다 먹어봤다.그 대목은 아까 충격이었습니다.
★ 김철권 : 그게 왜 충격입니까? 요리사가 의사가 요리를 할 때 뭐 재료가 신선한지 요리를 만들고 맛을 안 봅니까? 그러면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이 약은 안전하다. 오래 먹어도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잖아요. 그러면 안전하게 먹어보는 거죠. 먹어보는데 왜 먹어보냐 하면 제가 좋은 의사가 되려면 환자의 자리에 앉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근데 어떻게 하면 환자의 자리에 앉을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보통 약을 먹으면 자기가 환자라는 느낌을 가집니다. 그래서 그게 첫 번째 환자의 자리에 앉아서 환자의 마음이 어떤 건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그게 약을 먹어본 게 1번이고 두 번째는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그러면 의사들한테 괜찮다 위험하지 않다 그건 의사 이야기고 본인은 불편하거든요. 근데 약을 직접 먹어보면 얼마나 불편한지를 본인이 압니다. 그거는 외국의 사진으로 보는 것하고 직접 가보는 거하고 그 차이입니다. 그래야 제가 그 부작용을 몸으로 경험하면 환자하고 쉽게 의사가 됩니다. 물론 환자한테 제가 약을 먹었는데 이런 이야기는 안 하지만 들어보면 아 그거구나 쉽게 압니다. 그러면 예민하게 반응해가지고 어떻게 하면 그걸 도와줄 것인가 고민을 하게 되죠. 이거는 제 나름대로 생각한 것입니다.
◈ 최수영 :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 듣다 보니까 첫 번째 이유는 역지사지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 보는 거고 두 번째는 일종의 감식반 같은 거네요. 미리 먹어봐서 부작용이 없는 지 어렵군요.
★ 김철권 : 왜냐하면 제가 평생 정신과 일을 할 건데 약물 치료가 굉장히 중요한 치료 도구입니다. 칼을 쓰면 그 칼을 어떻게 사용을 해야 하는지.. 약에 대해서 알아봐야죠.
◇ 이익선 : 근데 참 놀라운 것이 나는 너무 일을 하고 싶어 아침에 일어나는 게 행복하다라는 표현이 있으세요. 근데 수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근심과 울분과 분노와 막 이 이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입장이 있다 보니 지치고 힘들고 기가 빠지실 것 같아요. 근데 어떻게 그렇게 아침마다 일어나고 싶으세요?
★ 김철권 : 제 주치의가 있어요. 저를 치료해 주는 나무입니다. 제가 사는 데가 동아대학병원 바로 앞에 대신동인데 그 앞에 대신공원이라고 있습니다. 대신공원이 옛날에 일제시대 때 수목원이었습니다. 그래서 편백나무가 있는데 탁 나가면 속리산 입구하고 똑같습니다. 편백나무 몇 그루...제 치료자인데 거기서 이야기를 합니다. 매일 진료 마치고 뭘 이러면 그러면 옛날에는 혼잣말하다 사람이 오면 싹 입을 닫았는데, 산책을 많이 오니까. 요새는 좋습니다. 이어폰 끼고 핸드폰으로 막 이야기를 하면 지나가는 사람이 '참 전화를 별나게 하네' 이러면서 웃으면서 합니다.
◇ 이익선 : 아니 어른들이 저는 혼잣말을 자주 하는데요. 귀신 붙는다고...
★ 김철권 : 아닙니다. 혼잣말이 굉장히 좋습니다. 아까 우는 거하고 똑같아요.
◈ 최수영 : 저도 그 동의합니다. 저도 혼잣말 어떨 때 할 때가 정리가 되기도 하고 마음이 좀 안정되기도 하더라고요.
★ 김철권 : 예. 혼잣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거니까요.
◇ 이익선 : 정말 신은 공평하지가 않으신 게 우리 교수님은 아까 마술, 타로뿐만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춤부터 해서 영화 박사까지 받으셨어요.
★ 김철권 : 영화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욕망을 다 담고 있습니다. 영화감독은 위대한 증거 의사고 위대한 정신분석가입니다. 영화는 욕망의 교과서입니다. 근데 환자가 환자라고 표현하면 되는데 이야기할 때 다 말 뒤에 말을 읽어주기를 원합니다. 말은 일하는데 말 뒤에 그 욕망입니다. 근데 영화는 그걸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제가 영화를 공부를 하고 그래서 욕망을 배우고 그래서 영화 논문을 쓰고 그래서 영화에 지금 책을 준비하고 있고 그렇습니다.
◇ 이익선 : 지금 문자가 좀 몇 개 와 있는데 9782님이 저는 70대 여자입니다. 제 가슴에 구멍은 부모 형제 자녀들에게 진심으로 잘 되도록 하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는 나 때문에 모두가 잘못된 것 같아 괴롭기만 합니다라고 주셨고요. 오늘 교수님의 방송 내용은 정신 건강의 주옥 같은 방송입니다. 사람은 욕망이 화근이고 그 치유 또한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 귀한 시간이라는 3993님 한 분만 더 갈게요. 고1 막내 아들이 현재 우울증으로 약을 먹고 있습니다. 정신과도 다니고 있고 도움받고 싶은 아비의 마음입니다. 이렇게 주셨네요. 한 분 한 분께 짧게 언급해 주실 수 있을까요? 70대 여성분께서요.
★ 김철권 : 모든 사람은 다 각자 자기 삶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나 때문에 어떤 누가 어떻게 됐다 이런 하는 거는 본인 생각이고 실제로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너무 그렇게 자책을 저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소아의 ADHD 진단이 나온 게 1980년입니다. 그전에는 ADHD라는 진단이 없었습니다. 좀 별라다, 부산스러운건데 그게 생기고 나서 치료제가 합성마약 필로폰 합성 필로폰이거든요. 흥분제거든요. 그거 하고 나서 소아에서 양극성 정동장애 그러니까 조울 정신병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수백 배로 지금 늘었습니다. 지금 또 유행병처럼 그런 게 10대 청소년들이 자해를 해서 많이 옵니다. 자해를 하는 이유는 내가 이렇게 괴롭다 몸으로 말하는 겁니다. 근데 입원을 하면 우울증 치료 우울증 백명을 붙입니다. 항우울제를 줍니다. 그러면 일부는 조증으로 뜹니다. 그러면 양극성 장애라는 진단을 붙입니다. 그러면 항정신병 항우울제 기분 안정제가 약을 막 때려 붓습니다. 그러면 몇 년 지나가서 자기 얼굴을 거울을 봅니다. 괴물이 돼 있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자해가 아니고 자살 시도를 합니다. 그래서 핵심이 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약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내 이야기를 좀 들어줘. 나는 이렇게 억울해 그런 걸 약을 아무리 쓴다고 해서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저는 약에 대해서는 막 그 폭우가 대개 쏟아질 때 일시적으로 쓰는 비옷이나 우산에 불과하지 그 약에 대해서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이익선 : 더 많은 말씀을 듣고 싶지만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동아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김철권 교수였습니다. 오늘 시간 고맙습니다.
★ 김철권 : 감사합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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