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4세 농구선수 홍유순의 꿈 “한국에서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
여자프로농구(WKBL)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은 재일교포 4세 홍유순(19·신한은행)은 이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고향인 한국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선수로 뛰는 것이다.
홍유순은 20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WKBL 신인드래프트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1순위로 뽑아주셔서 너무 기쁘다. 1분이라도 더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홍유순은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일본에서 3X3 전문선수로 활동해왔다. 홍유순은 지난해 3X3 트리플 잼에 일본 팀(윌)으로 참가해 처음 이름을 알렸고, 그해 국제농구연맹(FIBA) 3X3 아시아컵 한국 국가대표팀의 훈련 파트너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WKBL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선 트라이아웃 특별 멤버로 참가해 6개 구단 사령탑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한 인천 신한은행은 홍유순을 초청해 비시즌 훈련을 소화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홍유순은 “신한은행에서 언니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학교를 중퇴하고) 드래프트에 참가하기로 결심했다”면서 “혹시 신한은행에서 뽑히지 않을지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다”고 웃었다.
홍유순은 골밑 전력이 부족한 신한은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한국 농구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탁월한 피지컬을 갖춘 것에 기대치가 높다. 홍유순은 이날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진행된 컴바인에서 큰 키(179.6㎝)를 더욱 빛낼 수 있는 맥스 버티컬 점프(62.6㎝)와 가드들이 주목받는 레인 어질리티(12.1초) 등 상반된 분야에서 포지션을 뛰어넘는 전체 1위였다. 홍유순은 “내 장점은 40분 내내 계속 뛸 수 있는 체력”이라고 강조했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은 “화려한 플레이는 없지만 본인이 아닌 팀을 빛내는 선수”라면서 “궂은일을 더 좋아한다. 선배들의 마음을 다 훔쳤다. 본인이 갖고 있는 게 많은 데 더 배우려는 마음도 크다”고 반겼다.
홍유순은 자신이 WKBL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농구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도 갖고 있다. 일본 히사기 오사카의 민족학교에서 농구에 입문한 선수다운 목표다. 홍유순은 “한국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WKBL 관계자는 “홍유순이 청소년 시절 일본 대표로 뛴 기록이 없다면 한국 국적을 갖춘 선수라 어떤 문제도 없다”고 귀띔했다.
홍유순은 자신이 국가대표 선수로 거듭날 때까지 필요한 과제도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홍유순은 “아직 난 몸이 약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서 강한 몸을 만들고, 수비도 잘하고 싶다. (신한은행의) 언니들을 보고 많은 걸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슛 성공률을 높이면서 빨리 한국 농구 시스템을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부천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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