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이은준의 AI 톺아보기...새로운 예술 형식이 된 AI

성도현2 2024. 8. 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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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 팀은 독자 제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 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은준 미디어아티스트,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이은준 교수 본인 제공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가면 특별한 미디어아트 행사가 열린다. 세계적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걸작으로 꼽히는 건축물인 카사 바트요 건물 외경에 빔프로젝터를 투사해(프로젝션 매핑이라고 함)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행사다. 카사 바트요는 '바다'를 형상화한 건물로 벽을 덮고 있는 청록색 세라믹은 용의 껍데기를, 발코니와 기둥은 시체의 해골과 뼈를 연상시켜 독특한 시각효과가 만들어진다.

지난 2022년 5월에 이곳에서는 필자가 이전 연재에서 언급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의 프로젝션 매핑 미디어아트가 열렸다. 'Living Architecture'라는 이름의 미디어아트는 카사 바트요 외부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묘사했다.

바다를 형상화한 카사 바트요의 상징을 나타내는 파도와 물결이 외벽에서 흘러내리며 관람객을 열광케 했다. 그러한 모든 작업이 바로 가우디의 실제 머릿속을 탐방한 듯한 가우디의 사유를 학습시켜 만들어낸 작품이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레픽 아나돌의 카사 바트요 프로젝션 매핑 출처 유튜브 캡처

올 1월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인공지능 아티스트 소피아 크레스포(Sofia Crespo)가 카사 바트요에서 프로젝션 매핑을 선보였다. 크레스포는 해파리, 문어와 물고기 등으로 지중해 바다 생태계를 잘 묘사해 수많은 관람객을 매혹했다. 그라시아 광장에 모인 관람객은 필자가 이전 연재에서 언급한 대로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예술작품을 통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예술을 향유하는 세계가 어떤 것인지 전인적으로 알게 됐을 것이다.

소피아 크레스포의 카사 바트요 프로젝션 매핑 유튜브 캡처

존재의 구조(Structure of Being)라는 제목의 이 프로젝션 매핑은 카바 바트요 곳곳에 쓰인 자연 이미지를 모아 인공지능으로 학습시킨 후 이를 재구성했다. 또한 바르셀로나 슈퍼 컴퓨팅 센터와 카탈루냐 음악당의 예술가 그룹이 협업해 인공지능 예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세계에 선보인 역사적 현장이었다.

소피아 크레스포의 카사 바트요 프로젝션 매핑 유튜브 캡처

크레스포가 생성한 작품은 기존의 예술적 규범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시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새롭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선보인 것처럼(바르셀로나 슈퍼 컴퓨팅 센터와 카탈루냐 음악당의 예술가 그룹과의 협업)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공지능으로 창작된 작품이 어떤 것인가 보여줬다.

인간과 기계의 협업이 어떻게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지를 증명한 것이다. 이처럼 인공지능 예술은 새로운 예술적 표현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생성된 예술 작품이 기존의 예술적 경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형태의 창작과 감상의 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크레스포의 다른 작품 역시 자연과 인공 지능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생명체로 나타난다. 그의 작품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실제 생명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가상의 생물로, 생명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크레스포는 여기에 단순한 기술적 생성물의 정체성이 아닌 생명과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학을 담아 표현한다.

마리오 클링게만(Mario Klingemann)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고전적인 초상화를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Memories of Passersby I'는 인공지능이 학습한 수많은 초상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얼굴을 창조했다.

마리오 클링게만 'Memories of Passersby I' 출처 위키피디아

클렝게만은 전통적인 초상화의 형식을 차용하면서도, 인공지능의 무한한 창의성을 통해 인간의 기억과 정체성을 탐구했다. 작품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창의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에 열린 인공지능을 이용한 전시는 인공지능이 생성한 작품과 전통적인 예술 작품을 함께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시도는 인공지능 예술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그 예술적 가치를 논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예술과 비-예술을 구분하는 방법은 없다. 아니, 구분할 필요가 없다.

필자의 견해는 예술과 비-예술의 구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인공지능 예술은 단순한 기술적 산물이 아닌, 창작자의 철학과 의도가 반영된 예술적 표현으로서의 가능성을 지닌다.

예술의 본질은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담아내는 것이며, 인공지능 예술도 이러한 본질을 충실히 반영할 때 진정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열어나가는 과정은 앞으로도 지속해 발전해 나갈 것이며, 궁극적으로 예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정리 : 이세영·성도현 기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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