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의견 모았지만…광화문 국가상징공간 '논란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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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계획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자 한달간 시민제안을 받았지만 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20일 오전 시청에서 국가상징공간 조성 기자설명회를 열고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달간 시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수렴을 받은 결과와 함께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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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비율 분석 평가 절하…의견수렴 절차에도 물음표
"여론조사는 아니었다" 해명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계획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자 한달간 시민제안을 받았지만 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방향 제시에 그쳤고, 의견수렴이 충실했는지도 물음표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20일 오전 시청에서 국가상징공간 조성 기자설명회를 열고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달간 시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수렴을 받은 결과와 함께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 기간 접수된 의견 522건 중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308건(59%), 반대는 210건(40%), 기타 4건이었다. 국가상징공간에 적합한 상징물로는 태극기 215건, 무궁화 11건, 나라문장 및 국새 각 2건, 애국가 1건 등이 꼽혔다.
시는 상징공간의 의미, 시민과 소통, 디자인 다양성과 최첨단 기술 접목 등에 중점을 두고 공간 조성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세계 6·25 참전장병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도 담는다.
상징물 규모와 위치, 디자인 등은 공모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의견 수렴 결과에 대한 전문가 자문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침을 마련하고, 내달 국제 설계공모를 진행한다.
다만 의견수렴 과정이 정교하지 않아 찬반 비율의 의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찬성 또는 반대를 선택하는 방식의 조사가 아니라 시민들이 자유롭게 내놓은 의견을 토대로 찬반을 유추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모양새로 '답정너'식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대표성을 갖기 위한 의견 수렴은 아니었다"며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는 건 결정된 사안인데 어떤 형태, 어떤 규모로 조성하는 건지. 추진하느냐 마느냐 사안을 결정하는 건 아니었다"고 시인했다.
다만 "의견수렴이었지 여론조사를 한 건 아니다"며 "찬성이나 반대를 선택하는 설문조사 방식이 아니라 의견에 '반대'라고 쓰면 반대라고 인정했고, 제안에 어떤 의견을 제시했으면 찬성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견수렴 방식도 허술함이 드러났다. 시민들은 시 홈페이지에서 네이버폼과 구글폼 중 하나를 선택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는데, 한사람이 두번 이상 응답하는 것이 가능했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의견도 확인할 수 있는 공론장 형태가 아니라 일방향적인 의견수합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고작 522명의 의견으로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시민들도 차가운 반응이 많다.
이날 설명회가 시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동안 실시간 댓글에는 "외국인 관광객들 인터뷰에서도 '이미 있는 그대로가 좋다'가 많았는데 쓸데없는 짓에 돈 낭비, 시간 낭비", "시급한 건 따로 있다" 등 반대 의견이 속속 올라왔다. 시 공식 페이스북의 의견수렴 안내글에도 댓글로 "비워둬라", "그냥 원래대로 아무 것도 하지 마라", "지금도 너무 많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상당수다.
앞서 올 6월 시는 광화문광장에 높이 100m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와 함께 조형물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지나친 애국주의·국가주의 발상이라는 지적이 쏟아지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그러자 오 시장은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7월 11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민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며 "꼭 태극기를 소재로 쓰지 않아도 된다. 100m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고 30m나 70m도 된다"고 말했다. 이후 한달간 의견수렴을 진행해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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