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대에 공전하는 동서울변전소 증설, 2027년 전력대란 우려
동해안 생산 전력 3.9GW HVDC로 끌어와 충당 계획
증설 지연시 교산신도시, 지하철 3호선 연장 등 차질
현 시설 인근 전자파도 기준치 이하, 옥내화 시 55%↓
[하남=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하남시 소재 동서울 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사업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공전하고 있다. 사업이 계속 지연될 경우 2027년 하남시 일대 전력공급에도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차례, 올해 2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진행한 이 사업은 최근 들어 변전소 인근에 위치한 감일지구 일대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HVDC 증설로 인한 전자파 추가 발생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감일지구 주민들은 지난달 21일과 지난 19일에 이어 오는 25일에도 집회를 예고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2027년 서해안 송전 전력 감소, 증설 없이는 전력대란 우려
문제는 옥내화와 함께 진행되는 증설작업이 지연될 경우 자칫 하남시 일대 전력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동서울 변전소는 서해안 일대에서 345kV 송전선로 4회선을 통해 2.5GW의 전력을 받아 하남지역에 1.0GW, 수도권 일부지역에 1.5GW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서해안에서 생산한 전력이 오는 과정에서 평택 고덕과 용인 등에서 발생하는 전력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27년께에는 동서울 변전소로 오는 전력량은 1.9GW 줄어든 0.6GW가 된다. 그 시점 한전이 예측한 하남지역 전력수요는 1.2GW로 공급 전력량 대비 2배가 필요하게 된다.
또 현재 조성 중인 3기 신도시 하남 교산신도시와 하남시가 추진 중인 지하철 3호선 송파하남선 연장, 미사섬 일대 유치 조성 계획 중인 K-스타월드 등을 고려하면 하남시 전력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만약 한전이 당초 계획한대로 동서울 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사업이 2026년까지 완료되지 못할 경우 하남지역은 물론 수도권 일대 전력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전자파 직접 재보니 전자레인지 2.7% 수준..편의점 냉장고가 더 높아
전자파에 대한 우려도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동서울 변전소 울타리 앞에서 측정한 전자파는 0.0793μT(마이크로테슬라)로 일상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전자파(2.921μT)의 2.7%에 불과했다.
변전소 옥내화가 이뤄질 경우 발생 전자파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2003년 한전이 전국 440개 변전소를 대상으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345kV 옥외에 비해 옥내변전소는 55%가 감소했으며, 동서울 변전소와 동일한 전력량에 옥내화 시설인 평택 고덕 변전소의 경우 50m 밖에서 측정한 전자파가 최대 0.206μT에서 최소 0.026μT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증설에 사용되는 HVDC 송전방식도 배터리처럼 +,-가 고정돼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전자파 발생이 없고, 교류송전에 비해 손실이 적어 전세계 220여 곳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 하남시에서 건축인허가가 나오지 않을 경우 현재 계획 중인 하남시와 수도권 전력공급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된다”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변전소 이전 또한 수조원의 비용이 들고 그 또한 원인자 부담원칙으로 하남시와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HVDC 설비 증설로 끌어오려는 동해안 일대에서 생산되는 전력들은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것으로 값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만나 사업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의견을 충분히 들으며 새로운 설비가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게 지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영민 (hym8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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