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뺑소니 후 한라산行"…'음주운전 혐의' 제외된 이유는?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자백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혐의가 제외돼 논란이다.

지난달 10일 제주 한라산 516도로에서 차량 2대와 버스를 들이받고 도주한 4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영상은 사고 당시 피해 차량 블랙박스 내용. [영상=제주동부경찰서]

제주지법 형사1단독(여경은 부장판사)은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41세 A씨의 첫 공판이자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6시 35분께 제주 한라산 성판악휴게소 부근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모닝, SM6 2대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도주 중 12명이 탑승한 버스를 또다시 들이받아 승객, 운전기사 등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한라산에 몸을 숨겼던 A씨는 하루 만인 11일, 한라생태숲 부근에서 발견돼 체포됐다.

검찰이 20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40대 A씨의 뺑소니 사고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사진은 법원 로고. [사진=뉴시스]

A씨는 지난 2018년 차량 절도를 이유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이후 A씨가 음주 사실을 자백했으나 경찰은 사고 이후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A씨의 혈중알콜농도가 0.00%로 나타나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없었다.

현행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려면 반드시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해야 하며, 위드마크 공식(알코올 농도 역추산)을 사용하더라도 최초 수치가 필요하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피해 정도와 사고 후 도주하는 등 범행 경위를 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씨는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생계를 위해 부득이 하게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하게 됐다.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9월 중 열릴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