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 사자’ 바람이 7살 딸…아빠 향해 우렁찬 “으릉으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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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 사자'로 불리다 구조돼 건강을 찾은 수사자 '바람이'(20)의 딸 '디'(7·청주동물원이 붙인 가명)가 20일 오후 아빠가 생활하는 청주동물원으로 왔다.
쌍둥이 동물원에서 청주동물원까지는 270킬로미터 남짓 이어서 평소 3시간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지만 '디'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시속 80~90킬로미터를 유지했으며, 출발 4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2시40분께 청주동물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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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 사자’로 불리다 구조돼 건강을 찾은 수사자 ‘바람이’(20)의 딸 ‘디’(7·청주동물원이 붙인 가명)가 20일 오후 아빠가 생활하는 청주동물원으로 왔다. 아빠와 헤어진 지 411일 만이다.
청주동물원은 강원 강릉 쌍둥이 동물원에서 생활하던 ‘바람이’의 딸 암사자 ‘디’를 데려왔다. ‘디’는 지난 2017년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바람이와 암사자 사이에서 태어났다. ‘디’는 ‘바람이’가 지난해 7월6일 청주동물원으로 이사한 뒤 대구 한 동물원을 거쳐 이 동물원에서 지내왔다. 청주동물원은 “외롭게 지내는 ‘디’도 구조해 달라”는 시민·동물보호단체 등의 요청이 잇따르자, 쌍둥이 동물원을 찾아가 설득하고 환경부에서 양도·양수 허가를 받아 ‘디’를 청주동물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디’ 이송은 작전을 방불케 했다.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은 ‘디’의 안전한 이송과 건강검진 등을 위해 이날 오전 9시께 마취를 했다. 1시간 뒤 ‘디’가 깨어나자 이동식 우리로 ‘디’를 유인해 무진동 항온항습 시스템을 갖춘 화물차에 싣고 오전 10시30분께 청주로 출발했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날씨가 너무 더워 이동형 에어컨을 가동해 ‘디’의 체온을 유지하는 등 건강 상태·스트레스 등을 세심히 살폈다. 다행히 ‘디’의 건강 상태가 양호해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쌍둥이 동물원에서 청주동물원까지는 270킬로미터 남짓 이어서 평소 3시간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지만 ‘디’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시속 80~90킬로미터를 유지했으며, 출발 4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2시40분께 청주동물원에 도착했다.
청주동물원 야생동물보호시설 격리 방사장(495.8㎡)에 내린 ‘디’는 시민, 동물보호단체 회원, 취재진 등에게 인사하듯 방사장 곳곳을 거닐었다. ‘바람이’ 구조와 ‘디’ 이송을 요청했던 권세화 부산동물학대방지협회 복지국장은 “모델인 듯 유유히 거니는 녀석을 보니 안심이 된다. 넓고 탁 트인 청주동물원에서 생활할 수 있게 돼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디’는 틈틈이 ‘으릉으릉’ 하며 우렁찬 소리로 존재를 알렸지만 10여미터 떨어진 방사장에서 생활하는 아빠 ‘바람이’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30여분 뒤 ‘바람이’와 합사해 함께 생활하는 암사자 ‘도도’(13)가 모습을 드러내 ‘디’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아빠 ‘바람이’와 딸 ‘디’의 상봉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혈액 검사 결과 ‘디’의 건강 상태가 양호해 보이지만 합사는 내년 3월을 목표로 신중하게 추진하려 한다”며 “근친교배·자궁질환 등 예방을 위해 ‘디’의 중성화 수술을 하고, 개체 대면·교차 방사·체취 적응 등을 거쳐 점진적으로 합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합사에 앞서 ‘디’의 본 이름 공모도 진행할 계획이다.
‘디’가 청주동물원으로 이사한 것은 청주동물원이 동물복지 본보기 동물원이기 때문이다. 청주동물원은 지난 2019년 85종 516마리였던 동물을 66종 290마리로 줄여 동물 복지를 실현했으며, 지난 5월 환경부가 국내 1호 거점 동물원으로 지정했다. 앞서 지난 2014년엔 서식지외보전기관, 2021년엔 천연기념물 치료소로도 지정됐다. 오는 11월까지 야생동물보전센터(192㎡)를 조성한 뒤 동물 건강검진도 공개할 참이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바람이에 이어 딸까지 데려와 뿌듯하다. 시민과 동물이 상생하는 청주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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