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핑? 죄송하지만”...‘사랑의 하츄핑’까지 흥행합니다[인터뷰]
어린이들에게 사랑스러운 ‘티니핑’ 시리즈가 이번엔 극장판으로 탄생했다. 지난 7일 개봉한 이후 12일 만에 67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감독 김수훈)이다. 그러나 부모들에겐 많은 피규어를 사줘야한다는 부담감에 ‘파산핑’ ‘등골핑’으로 불린다고 하자 김수훈 감독은 웃음을 터뜨리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하하. 이번 ‘사랑의 하츄핑’은 ‘티니핑’ TV시리즈의 영화 프랜차이즈화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싶어서 가족물로 기획했는데, 다행히 그 가능성을 본 것 같아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천만 관객이 드는 나라라 원래도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까지도 감동하고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자는 기획이 잘 통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른들까지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로도 프랜차이즈 시리즈를 만들 계획입니다.”
‘사랑의 하츄핑’ 총감독인 김수훈 감독은 최근 스포츠경향을 만나 ‘티니핑’ 시리즈의 인기 비결, 다양한 플랫폼 콘텐츠로 다변화할 계획 등 ‘티니핑’에 관한 모든 계획을 들려줬다.
■수많은 ‘티니핑’ 중 왜 ‘하츄핑’이었을까
시즌4까지 공개된 ‘티니핑’ TV 시리즈는 이모션 왕국의 공주 ‘로미’가 지구로 흩어진 티니핑들을 수집하면서 벌어지는 우당탕탕 소동을 다룬 작품이다. 프리퀄(이전 이야기)로 제작된 이번 영화에선 수많은 티니핑 중 ‘하츄핑’이 주인공으로 선정돼 10살로 돌아간 로미와 첫만남을 그린다.
“‘티니핑’ 시리즈를 영화로 만들면 꼭 ‘로미’와 ‘하츄핑’의 첫만남을 그리겠다고 생각해왔어요. 대체 로미와 하츄핑은 어떻게 만났을까를 많이들 궁금해할 것 같고, 저 역시 그 얘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로미 나이를 10살로 설정한 건 그 시기가 사춘기의 시작점이기 때문이죠. 뭔가 자신이 주도해나갈 수 있는 때고, 부모가 반대하는 것도 스스로 해내려고 하는 때라서 주도적인 로미를 그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극 중 ‘리암’ 왕자는 로미가 하츄핑을 구할 수 있게 돕는 조력자다. 멋진 외모를 가진 왕자지만 저주에 걸려 낮에는 말로 변하는 캐릭터다.
“로미가 하츄핑을 구하러 성으로 뛰어넘어가야 하는 과정에서 조력자가 필요했어요. 로미 혼자 할 순 없기 때문에 불 속을 헤쳐갈 수 있는 말이 제격이었죠. 그래서 왕자가 말로 변한다고 설정한 거고요. 또 기본적으로 어른과 아이 모두 만족시킬 외모였으면 해서 아이돌 같은 왕자로 구현했어요. 참조한 아이돌은 없었지만 보편적인 생김새를 상상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죠.”
■더 넓은 세계로, ‘티니핑’의 글로벌화 대작전
그룹 에스파 윈터가 OST ‘처음 본 순간’을 가창해 ‘사랑의 하츄핑’에 더욱 힘을 싣는다.
“‘처음 본 순간’은 이 작품의 메인 테마라 정말 중요했어요. 노래를 만들 때부터 엄청 공을 들였거든요. 영화의 핵심이니까요. 그런데 윈터가 첫마디를 딱 부르는데 완벽하게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고맙고 진짜 만족스러웠죠.”
영화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흥행 성공으로 다음 단계의 계획들도 다잡아가는 중이다.
“일본에선 시즌1을 1년 정도 방영했는데 조금씩 팬덤이 올라오고 있어요. 중국에서 인기가 엄청 좋아서 올해 극장 개봉을 논의하고 있고요. 아시아 시장은 잘 될 거로 확신하고 있어서 TV시리즈 시즌5를 10월 론칭하면서 완구와 굿즈도 본격 오픈하려고 합니다. 반면 유럽과 미국은 어려운 시장이긴 한데요.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려고 하는 시도를 잘 안 해요. 아직은 메이저 미디어가 시장을 잡고 있는데, K팝이 유튜브를 통해 유럽을 뚫은 것처럼 ‘티니핑’도 가능할 거로 믿습니다. 미디어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한국 콘텐츠의 장점들이 세계시장에 통하기 시작했거든요.”
최근 무섭게 올라오고 있는 숏폼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단다.
“어린 친구들이 숏폼을 좋아하고 많이 소비하잖아요. IP가 강할수록 더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숏폼 자체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타겟이 점차 더 넓어지고 있어서, 여러 형태의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티니핑’ 같은 우량 IP들이 더 유리한 때죠. 그래서 더 자유롭게 시도해보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시즌5도 10월 방송 예정인데, 훨씬 더 재밌게 만들었기 때문에 많이들 기대해줬으면 합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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