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추락사' 강원 첫 중대재해법 사건 집유 판결 확정

이종재 기자 2024. 8. 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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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첫 기소 사건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건설업체 대표 등의 판결이 확정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춘천지법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건설업체 대표이사 A 씨(68)는 1심에 대한 항소 기한인 이달 16일까지 항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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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검찰 모두 항소 안해
민주노총 “법 제정 취지 또다시 법정서 무력화”
춘천지법 전경./뉴스1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강원지역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첫 기소 사건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건설업체 대표 등의 판결이 확정됐다. 피고인과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것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춘천지법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건설업체 대표이사 A 씨(68)는 1심에 대한 항소 기한인 이달 16일까지 항소하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현장소장 50대 B 씨도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던 검찰도 항소하지 않으면서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피고인들로서는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았고, 검찰은 구형량과 선고형량의 차이가 크지 않아 항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춘천지검 관계자는 “1심 판결이 양형기준에서 특별히 벗어난 것도 아니고, 구형량에 가까운 형이 선고된 데다 피해자 합의한 점 등을 토대로 항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 2022년 2월 26일 춘천교육지원청 이전 공사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노동자 C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C 씨는 관리감독자의 작업지휘 없이 철근 콘크리트 절단 작업을 하던 중 안전 난간 없는 이동식 비계에서 1.8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검찰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판단, 도내 첫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 씨 등을 기소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안전관리자도 없고 이동식 비계 설치도 하지 않는 등 근로자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현장 관리소장도 업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이번 사건을 유죄로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한 근로자 사망사건이 발생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 사고 이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지키려고 노력을 보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판결 선고 이후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는 “사건 발생 2년 6개월, 검찰의 기소 이후 1년 8개월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매우 초라한 판결”이라면서 “이로써 한국의 산업현장 중대재해를 재생산하는 것은 법원이라는 것을 또다시 확인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법률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산업현장의 중대재해를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획기적으로 낮추고자 했던 법 제정 취지가 또다시 법정에서 무력화됐다”고 덧붙였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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