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쉬는 날 없습니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 주 7일 배송·주 5일 근무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상생 협력
이커머스, 자체 물류망 없어도 주 7일 배송 '변화'
"인력 운영·노사 합의 도출까지 지켜봐야"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CJ대한통운(000120)이 ‘빨간 날’에도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주 7일 배송을 내년부터 시행한다. 쿠팡의 배송 물량을 전담하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주 7일 배송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도 결국 움직인 셈이다. 택배업계 양대 산맥인 CJ대한통운·쿠팡을 시작으로 주 7일 배송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한 주 7일 배송 서비스 ‘매일 오네’(O-NE)를 이르면 내년부터 시작한다고 20일 발표했다.
택배 기사를 위해 주 5일 근무제도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사회적 합의에 따른 가이드라인인 주 60시간 근무를 준수하면서 실질적 휴식일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각 기사의 배송구역을 보장하고 탄력적 운영 시스템으로 수입 감소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이와 관련 19일 대리점·택배기사로 구성된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 전국택배노동조합과 노사합의서를 체결한 데 이어 이날 대리점연합과 택배노조가 상생협약을 맺는 등 매일 오네 서비스 안착에 노사간 상호 협력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엔데믹(일상적 유행) 이후 이커머스 성장이 둔화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일부 플랫폼의 당일 혹은 익일 배송 등으로 고객 눈높이가 높아져 근본적 혁신 없이 생존이 어렵다는 데 노사 모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CJ대한통운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곤지암 메가허브를 비롯한 허브터미널 14곳, 서브터미널 276곳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 분류장비를 도입하는 등 물류 인프라도 갖췄다.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자신하는 배경이다. 추가적인 비용 없이도 이같은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메기’ 쿠팡에 업계 1위도 주 7일 배송
택배시장 점유율 44.5%(올해 상반기 기준)를 차지하는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시작하면 이커머스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자체 물류망이 없더라도 CJ대한통운을 활용해 주 7일 배송이 가능해져서다. 현재 자체 물류망을 갖춘 쿠팡·컬리나 주요 플랫폼 가운데 네이버(NAVER(035420)) 정도만 당일·일요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 롯데온은 오늘 주문하면 내일 오는 ‘내일온(ON)다’를 4월 선보인 데 이어 내일온다 서비스가 가능한 상품군을 최근 23만개로 늘렸다.
이번 CJ대한통운의 결정엔 택배업계 ‘메기’로 등장한 쿠팡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오늘 주문 내일 도착’을 내건 로켓 배송에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휴일에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택배업계도 달라지고 있다”며 “플랫폼 차원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 택배 도착일을 보장할 수 있도록 CJ대한통운과 서비스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엔 ‘관심집중’
다만 CJ대한통운이 노사 협의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택배 기사에 대한 주 5일 근무를 일반 직장인처럼 일괄 적용하기 어려워서다. CJ대한통운은 10월께 노사 합의를 거쳐 구체적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 13일 야간 택배 기사에게 격주 주 5일제를, 주간 택배 기사에게 의무 휴무제(반기별 최소 1회 이상, 연 2회 이상 휴무)를 각각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진(002320)은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택배기사의 주 5일 근무제를 의무화하진 않았고 대리점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택배 기사의 과로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 주 7일 배송은 택배 기사에 부담이 클 수 있다”며 “주 5일제를 도입하려 해도 더 일하고 돈을 더 벌겠다는 기사가 있을 수 있어 인력 운영이 관건일 것”이라고 전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대리점, 택배노조 등 택배산업 종사자들이 ‘주7일배송, 주5일근무제’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합의했다”며 “세부적인 운영모델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택배기사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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