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회담 생중계로 민생 법안 논의” vs 野 “‘제보공작 의혹도 수사’ 수용”
● 與 “회담 생중계·민생지원금 선별 지원”
국민의힘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동의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해서 하면 어떨까 제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회담을 전부 생중계하자는 제안은 한 대표가 직접 낸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에게 회담 전체를 상세하게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 측은 회담 안건으로 민생회복과 정쟁 중단, 정치개혁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박 비서실장은 “금융투자소득세 문제와 서민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이자 경감책, 저소득층·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세부적인 법안을 챙겨 의제로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2대 국회 들어 청문회와 탄핵안 발의가 반복되면서 국회가 공전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쟁 정치 중단’을 선언하자고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또 정치 개혁 협의체를 상설화해서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는 논의를 시작해 보자고 제안하기로 했다.
‘채 상병 특검법’과 ‘25만 원 전국민 지원금’ ‘지구당 부활’ 등 이 대표가 제안한 의제에 대해서도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실장은 “굳이 거부할 거 없이 다 받아들여서 같이 논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이라며 “가급적 열린 회담을 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민생지원금도, 보편 지원이 아닌 취약계층을 위한 선별 지원 방식으로 의제로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 측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추석을 앞두고 민생회복지원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하자는 부분에서 야당과의 접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 野 “‘제보공작 의혹도 수사’ 수용”
민주당도 한 대표가 요구한 대로 제보공작 의혹도 채 상병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을 다시 한 대표에게로 넘기며 특검법 발의를 거듭 압박하고 나선 것.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진실을 밝힌다는 대전제가 있다면 어떤 방식도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다”며 사실상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제보공작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더는 채 상병 사건 수사를 늦출 수 없기 때문에 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며 “나부터 수사를 받을 테니 한 대표는 여당 내부 의견을 정리하고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제3자 특검 추천안’에 이어 ‘제보공작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한 대표의 제안을 거듭 수용하면서 여권 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 간 갈등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채 상병 특검법을 부각할수록 여권 내홍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을 내놓지 않을 경우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여야 신경전 속 실무협상 연기
이날 첫 실무 협상을 앞두고 신경전도 벌어졌다. 민주당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은 “오늘 오후 3시 비서실장 간 실무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회담을 전체 생중계하자’는 보도가 나왔다”며 “한 대표가 이번 회담을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비서실장은 “(공개로) 열어놓고 회담을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측은 21일 실무협의에 다시 나선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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