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2명 숨져···“폭염 대책 마련하라”
경남 거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노동자 2명이 연달아 숨졌다. 노조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20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9일 오후 1시58분쯤 한화오션 1독(Dock)에 건조중인 선박에서 60대 하청노동자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같은 날 오후 2시30분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도 컨테이너 야외화장실에서 60대 하청노동자 B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이날 성명을 내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섣부른 단정을 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망 사고는 조선소 온열질환 대책의 시급성을 일깨우는 경고등”이라며 “원청 노사의 단체협약에 따라 기온이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점심시간을 연장하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기온이 가장 높이 상승하는 오후 2시~5시에는 폭염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고 했다.
노조는 “작업 특성상 조선소 현장의 온도는 기상청이 발표하는 온도보다 훨씬 높다”며 “고용노동부는 여름철 조선소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원청 조선소도 자체 안전점검을 통해 기후재난 시기에 맞는 여름철 온열질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조선소에서 사망사고가 부쩍 늘고 있다. 이번 사고 외에도 현재까지 9건의 중대재해로 13명이 사망했다. ‘조선업 빅3’로 꼽히는 경남 거제 한화오션(2명)과 삼성중공업(1명), 울산 HD현대중공업(1명)에서는 모두 사망자가 발생했다.
경남 거제 초석HD(3명)과 고성 금강중공업(2명), 부산 대선조선(2명)에서는 복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재해 대부분은 하청·이주노동자들이 당했다.
조선소 중대재해가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 5월 중소 조선사 사업주와 안전보건업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보건교육을 진행했지만 사고가 또 일어났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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