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하나가 13억’ 천장 뚫고 치솟는 금값…지금이라도 사야 하나[금주머니TV]
400온스 표준 금괴 기준…금 현물 시세 온스당 2500달러 선 유지
“금값 2700달러까지 오를수도”
올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다 잠시 주춤했던 금값이 다시 천장을 뚫었다. 국제 금값이 트로이온스(Troy-Ounce·이하 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서면서 금괴 1개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달러(약 13억3000만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41분쯤 전 거래일보다 0.2% 하락한 온스당 2501.74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 종가는 온스당 2541.30달러로, 전장보다 0.1% 상승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 16일 온스당 2509.6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한 뒤 이날 숨 고르기에 나선 분위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 금값이 사상 첫 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서면서 표준 금괴 1개 가격이 처음으로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소개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 현물을 보유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준 금괴는 일반적으로 1개당 400온스로 제작된다.
국제 금값은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지난달 말 이후 상승 흐름을 지속해왔다.
금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불안한 국제 정세에 더해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금 선호 현상이 뚜렷한 인도의 결혼 시즌에 따른 금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금값을 밀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주 예정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사회 의장의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는 이른바 ‘비둘기’ 발언이 나올 경우 금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최근 들어 중동 지역 확전 우려가 안전자산 금 수요를 자극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집단 하마스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의 참전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이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복수전과 연계되면서 중동 정세가 어느 때보다 불확실해졌다.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을 주목하면서 금값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물가 시대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중동을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 등 불안 요소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귀금속 업체 게인스빌코인의 에버렛 밀먼 수석 시장 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지속적인 지정학적 갈등과 이란이 개입할 수 있는 잠재적인 분쟁 확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안전 자산인 금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점이 금값에 기름을 부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독립 금속 거래자 타이 웡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2주간 극심한 변동이 있던 거래가 끝난 후 금값이 새로운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마침내 강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관심은 일주일 뒤 나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쏠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트 멜릭 TD증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금 투자자들은 연준이 공격적으로 통화완화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며 “금값이 27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 역시 오히려 금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 투자자들이 투자·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비한 헤지 목적으로 금을 사들인 탓이다. 연준 금리 인하 기대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통화 보유자들은 금 가격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 수요가 몰린다. 존 리드 세계금협회 수석 시장 전략가는 아시안인베스터에 “아시아 지역 투자자들이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금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인도 투자자들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인도인들의 금 소비 급증도 한몫했다. 지난달 발표된 인도 정부의 새 예산안에 금 수입 관세 인하가 포함됐다.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금 수입 관세율을 종전의 15%에서 6%로 인하했다. 특히 여름철은 인도의 결혼 성수기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결혼 행사에는 금이 필수적이다. 예산안이 발표된 이후 보석상에는 금을 사려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고 이코노믹 타임스는 전했다.
박준우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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