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봉주 탈락' 여진…"조직적 움직임" "자발적 흐름"(종합)

李, '안정·통합' 인선으로 전열 정비…지명직 최고위원 관심
신임·유임 주요당직자들, '신(新)핵심 친명 부각'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8·18 전당대회가 막을 내렸지만, 최고위원 경선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정봉주 전 의원의 탈락을 놓고 여진이 감지된다.

정 전 의원은 경선 시작과 함께 선두를 달렸으나, 중반부에 불거진 '명팔이'(이재명 팔이) 논란으로 이재명 대표 측 강성 지지층과 대립하는 모양새가 됐다.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이 탈락한 배경에는 친명(친이재명) 집단의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품는 상황이다.

정 전 의원이 한 언론에 "전국적으로 조직된 움직임에 의해 패배했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그는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를 부인하며 "패장이 무슨 말이 있겠나"라고 말을 아꼈다.

당 주류는 정 전 의원의 탈락은 결국 당원의 선택이라며 '배후 조직설' 등을 차단했다.

박홍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정 전 의원이) 지도부가 되면 적전 분열이 일어날 것을 염려한 당원들이 이심전심으로 뭉쳤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중심의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당심을 읽지 못한 게 패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이재명 2기' 지도체제가 출범하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이 대표는 '통합'에 방점을 둔 행보로 내부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오는 22일에 취임 인사차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도 친문(친문재인)계 등 비명계를 포용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의지는 인사에서도 엿보인다.

대표 연임 확정 직후 핵심 당직인 대표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에 임명된 이해식·조승래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문제를 놓고 자신과 이견을 노출한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유임시킨 것은 '통합'은 물론 '안정'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김윤덕 사무총장 역시 유임됐고, 전략기획위원장에는 '이재명 1기' 체제에서 대표비서실장을 맡았던 천준호 의원이 임명됐는데 정치권에는 최근에 당직을 맡은 이들이 '신(新)핵심 친명'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의 향후 인선과 관련해 지명직 최고위원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거에는 통상 지역을 염두에 두는 것은 물론, 계파를 고려하거나 여성이나 노동계 인사 등을 배려한 인선이 많았다.

당내에서는 전북 출신인 한준호 의원 외에는 선출직 최고위원에 호남 인사가 없는 만큼 광주·전남 출신이 1순위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호남(민심)이 민주당에서 떠나 조국혁신당으로 많이 가고 있다"며 "호남 대표성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역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능력이 첫 번째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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