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안 팔리는 '분유'…캄보디아·중국서 빛 본다

유예림 기자 2024. 8. 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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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의 여파로 국내 분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우유업계가 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20일 우유업계,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등에 따르면 조제분유는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대(對) 캄보디아 수출량이 가장 많다.

2021년 중국이 자국 분유 보호를 위해 빗장을 걸면서 국내 우유업계의 중국 수출길이 막혔던 가운데 동남아시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중국은 지난해 분유의 배합비 기준을 변경했고 국내 업체는 이 기준에 따른 분유 수출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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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캄보디아 조제 분유 수출량 추이/그래픽=윤선정

저출산의 여파로 국내 분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우유업계가 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분유는 우유나 다른 유제품에 비해 신선도의 제약을 덜 받기 때문에 수출이 용이하다. 우유업계는 동남아시아와 최근 수입 문턱이 낮아진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20일 우유업계,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등에 따르면 조제분유는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대(對) 캄보디아 수출량이 가장 많다. 지난해 수출량은 1102t으로 전년 대비 36.2% 증가했다. 10년 전 수출량(114t)과 비교하면 10배가량 늘었다.

2021년 중국이 자국 분유 보호를 위해 빗장을 걸면서 국내 우유업계의 중국 수출길이 막혔던 가운데 동남아시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실제 동남아시아(아세안 10개국) 조제분유 수출량은 지난해 1838t으로 매년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특히 업계는 캄보디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캄보디아의 지난해 출산율은 2.26명으로 한국 출산율(0.72명)보다 3배 높다. 또 분유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우유업계로선 공략할 지점이 많다.

캄보디아의 한 TV 프로그램에서 남양유업의 분유를 홍보하는 모습./사진제공=남양유업

캄보디아에선 국내 업계 중 남양유업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남양유업은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캄보디아 분유 시장에 진출해 현재 점유율을 20%까지 끌어 올렸고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미국, 프랑스산이 대부분인 분유 시장에서 한국산 분유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다.

동남아시아 전반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K분유의 인지도도 높였다. 라디오, 예능 프로그램 등에 스폰서십을 통해 남양유업 분유를 노출했고 국내 분유 '임페리얼 XO'와 현지화한 제품으로 이원화해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K분유의 약진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 분유의 배합비 기준을 변경했고 국내 업체는 이 기준에 따른 분유 수출을 재개했다. 앞서 중국은 2021년 조제분유 기준을 개정해 특정 배합 비율을 지킨 유제품의 수입만을 허가했고 중국 정부의 현지 실사를 받은 제품만 수입하도록 했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지 실사가 중단됐고 분유 수출도 주춤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중국, 캄보디아에서 각각 판매하고 있는 분유./사진제공=각 사

최근 매일유업의 충남 아산 공장이 중국으로의 분유 수출을 위한 허가를 받으면서 수출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은 이번 허가로 분유 브랜드를 2개 더 수출하게 됐다.

매일유업의 주요 분유 수출국은 중국, 베트남 등인데 중국 비중이 90%가 넘는다. 2007년 일반 조제분유 수출을 시작한 데 이어 2019년에는 특수 분유를 수출했고, 지난 5월에는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분유 공급 협약을 맺는 등 중국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유업계는 향후에도 중국, 동남아시아를 더 공략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에선 한국산, 아시아권 분유를 먹으면 키가 크지 않을 거란 편견 탓에 한계가 있다"며 "동남아시아나 중국을 중심으로 진출할 곳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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