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도시 부산서 '바다 둘러싼 담론' 논하다
[파이낸셜뉴스] 세계 해양사 학자들의 국제학술대회인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가 국립한국해양대학교에서 막을 올렸다.
올림픽 대회에 맞춰 4년 주기로 열리는 세계해양사대회가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열려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는 20일 오후 국립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 신관에서 가진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4일까지 '해저 탐사', '보트 난민', '조선에 표류한 최초의 유럽인', '임진왜란의 해양사적 해석' 4편의 기조연설을 포함해 총 80개 패널에서 28개국 출신의 학자들이 약 300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세계해양사대회는 1992년 영국 리버풀을 시작으로 4년마다 개최돼 왔다. 올해 부산에서 열리게 된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는 세계해양사학회, 국립한국해양대학교가 주최하고 국제해양문제연구소와 해양사학회가 주관한다.
류동근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총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세계해양사대회는 우리 대학의 쾌거이고, 2008년부터 한국연구재단 인문한국지원사업의 아젠다 '바다 인문학'을 수행해온 국제해양문제연구소의 국내외 발신 기능과 플랫폼 구축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세계해양사학회를 계기로 인문학 3.0 프로젝트 수주와 국립한국해양대의 해양정책대학원 신설. 세계해양대학 유치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오는 24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바다 : 지구적 연결성, 지방적 이동성(Oceans: Global Connectivity, Local Mobility)'다. 시간과 공간의 압축으로 상징되는 지구화 시대, 바다는 자구화의 걸림돌이 아니라 촉매제라는 것을 함축한다.
학술대회 각 패널은 △바다를 통한, 사람, 물자, 종교, 사상, 문화, 동물상, 식물군, 질병의 이동과 교환 △해저의 탐사와 에너지 광물 자원과 국제적 거버넌스 △바다를 둘러싼 담론: 자유해, 폐쇄해, 배타적 경제수역, 인도·태평양전략 △해양 치유와 해양 신산업 △항해와 항해기, 디지털 해양사학과 예술, 게임, 영상산업 △해양에서의 리스크 관리, 선상 문화교섭과 선원인권 △이슬람세계의 바다와 사막 등에 걸쳐 다양한 시공간에 걸친 주제들을 발표한다.
올드 도미니언대학교 잉고 하이드브링크(Ingo Heidbrink) 역사학과 석좌교수는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와 '남극과 달을 거쳐, 심해탐사 역사와 우주탐사와의 관련성'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날 기조강연을 통해 "오늘날 우주탐사에는 달로의 미래 귀환과 잠재적인 인간의 행성 탐사, 비 지상적인 자원의 사용 등 엄청난 기술적 도전 뿐 아니라 접근과 소유권, 주권, 법 제도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면서 "이는 과거 해양국가들이 복잡한 국제법이 필요할 때, 항해를 시작했을 때 발생했던 것과 같다"고 역설했다.
잉고 하이드브링크 교수는 "그 때 남극 대륙이 탐험돼 전 대륙에 대한 다국적 거버넌스가 이뤄졌다"면서 "이번에 국제해양법과 남극 조약 제도의 발전이 미래 우주 규제시스템의 발전을 위한 청사진으로 어느 정도 사용될 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양 역사학자들의 연구결과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끔 얼마나 도움이 될 지도 논의하는 한편 해양 역사학이 주로 후진적 학문인지, 아니면 해양 역사학자들이 지금과 미래의 세계 문제 해결책을 개발하는데 이바지할 잠재력이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정문수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은 "학술대회장에는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저자 마크 해리슨, '아시아 지중해' 저자 프랑수와 지푸루, '세계의 핵심 산업 : 세계해운경제사' 저자 젤리나 할라프티스, 세계해양사학회장 잉고 하이드브링크, 세계해양사학회지 편집장 카티아 안툰, 해양치유전문가 크리스토프 핸들, 세계해양문화연구소협의회(WCMCI) 대표자들 세계적인 기성학자들, 집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다양한 성향의 학자들과 신진·후속 연구자들의 시각에서 해양사 연구의 성과와 향후 연구경향에 대해 경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술대회 관련 자세한 프로그램 일정과 논문초록은 학술대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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