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부당대출 우리금융에 “신뢰 힘든 수준”

윤지원 기자 2024. 8. 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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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본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주사 전임 회장 친인척에 대해 부당대출을 내준 것으로 알려진 우리은행에 대해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질타했다.

이 원장은 20일 금감원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은행 부당대출 건은 제왕적 권한을 가진 전직 회장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의 부당대출이 실행되고 그 결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사안”이라면서 “은행 내부 시스템을 통해 사전적으로 인지할 수 있었어야 하며, 엄정한 내부감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조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자체의 한계 등으로 문제점을 밝혀내지 못할 경우 계좌추적권, 검사권 등이 있는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 등에 신속히 의뢰해 진상을 규명해냈어야 했다”고도 덧붙였다. 심사가 소홀한 것일뿐 불법 행위는 없었다는 우리은행 측 입장에 대해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각 부서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유사한 행태를 보이는 금융회사에 대해 시장에서 발을 못 붙일 정도로 강한 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등 엄정한 잣대로 감독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우리은행에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측근으로 의심되는 차주에게 616억 원(42건) 규모 대출이 실행됐다. 이중 454억 원(23건) 법인 대출건은 전현직 대표와 대주주가 모두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었다. 나머지 162억원(19건)도 원리금 대납 사실 등으로 고려할 때 친인척이 대출금 실제 사용자인 것으로 의심됐다.

전임 회장 측근에게 나간 대출 중 350억 원(28건) 가량은 대출심사가 허술하게 진행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허위 서류에 대해 사실 확인 없이 대출이 나갔거나 대출 취급 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은 경우였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9일 기준 손 전 회장 측 관련 대출 잔액은 303억 원(25건)이고 이중 단기 연체됐거나 부실 대출이 된 규모는 198억원(17건)이었다.

우리은행은 이번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내부자 신고 채널 확대’ 조치를 내놓았으나 사고를 예방하기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미 1년 전 내부자 신고 포상금을 10억원까지 확대했지만 이번 부당대출을 막지 못했기 떄문이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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