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갚으려 전 직장동료 감금한 30대 항소심서 "강도상해죄 아냐"

“손 앞으로 묶는 것 외에 상해 입히지 않아” 주장…1심 징역 5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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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퇴근하던 전 직장동료를 감금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30대가 항소심에서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가 강도상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일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 심리로 열린 강도상해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A 씨(34)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병원 진단서에 손가락 염좌와 긴장으로 기재돼 있고 X-레이 상 이상소견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의 손을 앞으로 묶는 것 이외에 상해를 입힌 사실이 없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이 강도상해죄에 해당하는지 법리적인 판단을 받고 싶다”며 항소취지를 설명했다.

또 항소심까지 총 1300만 원을 공탁하고 피고인이 어린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 씨는 최후변론을 통해 “피해자에게 평생 지우지 못할 트라우마를 줘 죄송하다. 사건 이후 매일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내가 한 행동에 대해 책임지겠지만 전후 사정을 고려해 조금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A 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9월 10일 오후 1시 50분에 진행된다.

A 씨는 지난 1월 8일 오후 10시께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귀가하던 B 씨를 집에 감금한 뒤 B 씨의 휴대전화로 4100만 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인터넷 쇼핑몰에서 순금 골드바 20개를 구매했다가 피해자가 탈출 후 주문을 취소해 미수에 그친 혐의도 적용됐다.

전 직장동료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A 씨는 B 씨가 퇴근하기 3시간 전부터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후 B 씨가 현관문을 열자 뒤에서 밀치고 들어가 미리 준비한 케이블타이로 B 씨의 손을 묶은 뒤 금품을 갈취했다.

A 씨는 인터넷 도박으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5년간 알고 지낸 전 직장동료를 상대로 저지른 범행의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고, 충분히 비난받을 만하다"며 "피해자가 범행 피해로 인해 트라우마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최소한의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