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尹, 전쟁 전후 일본 혼동하는 듯…일진회 같은 인사들 청산해야”

“대통령 대일 정책 실망…우리를 정치적으로 매도하는 것이 정치적”

(시사저널=신현의 객원기자)

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기념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별도의 광복절 경축식 행사 개최로 정부와 각을 세운 이종찬 광복회장이 "광복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정책에 실망하고 있다"며 또 다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20일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은 전전(戰前) 일본과 전후(戰後) 일본을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우리나라를 강점·수탈한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일본과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전쟁 후 일본을 구분지어 "전전 일본에 책임을 묻는 자세는 없어지고 일방적으로 일본과의 친선 우호만 강조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어 "국민의 정통성, 정체성, 정신문화, 독립과 역사를 전담하는 기관 수장을 모두 친일적 인사로 채우고 있기 때문"이라며 "독립운동사를 평생 연구한 학자나 후손들은 근처에도 못 오게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복회가 이런 현상을 보고도 못 본 체하란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내년은 을사늑약 체결 120주년, 광복 8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으로, 한·일이 선진적인 관계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며 "그러자면 먼저 대통령 주변에 옛날 일진회 같은 인사들을 말끔히 청산하라"고 촉구했다.

일진회는 대한제국 말 일본의 대한제국 병탄 정책에 적극 호응한 대표적인 친일단체로, 앞서도 이 회장은 '용산에 일제 때 밀정의 그림자' '대통령 보좌한다며 연극을 꾸민 밀정'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실 인적 청산 필요성을 나타낸 바 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우리는 여도 야도 아니다. 정치적이라고 매도하는 자체가 정치적"이라며 "우리 주장이 정치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정치 문제화되지 않도록 끝까지 경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