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회담을 이벤트로 생각하나"…민주, 오늘 실무협상 취소

국힘발 '회담 생중계' 보도에 민주 "예의 어긋나"…여야 신경전
"생중계 자체 반대는 아냐"…내일 오전 양측 비서실장 만날듯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오는 25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을 앞두고 양측 비서실장이 20일 만나 실무협의를 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양당 간 논의가 전혀 없던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대표 회담 전체 생중계'를 제안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먼저 나온 데 대해 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지적이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대표가 여야 회담을 하나의 정치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상당히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며 "내일(21일) 오전 정도에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실장에 따르면 이 실장은 당초 이날 오후 3시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과 만나 오는 25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여야 대표 회담 형식, 의제 등에 관한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실장이 실무협의에서 회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하는 방안과 함께 △정쟁 정치 중단 선언 △민생 회복 지원 △정치 개혁 협의체 상설화 등 3가지 의제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실장은 이와 관련 "박정하 실장 제안이 아니라 한 대표 제안인데, 실무협의를 거쳐 발표할 것은 발표하고 하지 않을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런데 미리 툭 던지듯 언론을 통해 생중계를 하자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박 실장에게 연락해 "굉장히 중요한 내용인 만큼 실무회의를 거쳐 논의할 부분이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문제를 꺼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항의했다고 한다. 아울러 두 사람은 박 실장이 이 문제를 수습한 뒤 21일 오전에 만나기로 했다.

이 실장은 수습 방식에 관해선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며 "그것(생중계)을 포함해 실무 회의 때 충분히 다루겠다고 말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생중계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입장에선 생중계가 한 대표에게 더 불리할 것이란 생각도 있다"면서도 "오랜만에 양당 대표회담이 열리는데 너무 성급하고 격식에 맞지 않은 접근을 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