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보실장 국방장관 겸직, 가부 따질 법적 근거 없다는 인사혁신처···대통령실 “문제 없어”
추미애 의원실 “급작스러운 인사로, 규정 소홀 의심”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후임 국방부 장관 취임 때까지 국방부 장관을 겸직하도록 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가부를 판단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인사혁신처의 해석이 나왔다. 현행법상에 정무직 공무원이 다른 정무직을 겸임하도록 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0일 ‘국무위원의 겸직 관련 법적 근거’에 대한 인사혁신처의 의견을 담은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료를 공개했다. 입법조사처는 해당 자료에서 “국가안보실장의 국방부 장관 겸직처럼 정무직 공무원의 다른 정무직 겸직을 규정하고 있는 법규는 별도로 없다는 것이 인사혁신처의 답변”이라며 “안보실장의 국방부 장관 겸직 가부(옳고 그름)에 관한 법적 근거는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르면 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은 모두 정무직 공무원이다. 국가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복무규정에는 겸직에 대해 ‘영리 목적 금지’와 ‘소속 기관장의 허가’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의 영리행위 등에 대한 겸직을 규정한 것이지, 정무직 공무원이 또 다른 정무직을 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은 아니라는 게 인사혁신처의 판단이다.
신원식 안보실장은 지난 13일부터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할 때까지 국방부 장관을 겸하고 있다. 통상 장관 지명 이후 취임까지는 한 달 가량이 걸리므로, 신 실장의 장관직 겸직은 앞으로 3주 가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보실장이 국방부 장관을 겸한 적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발언한 당시 김장수 안보실장이 그해 5월 경질됐고, 그해 6월 안보실장을 맡은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후임 한민구 장관의 취임 때까지 한 달 가까이 겸직했다. 다만 이 당시에는 겸직 규정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었다.
추미애 의원실 측은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급작스럽게 진행하면서 관련 규정에 소홀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추 의원실 측은 “정부의 주장대로 ‘확고한 안보 태세 구축’을 위한 인사였다면, 안보실장의 국방부 장관 겸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안보 공백에 대해 함께 고려했어야 옳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관련 겸직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과거에도 국방장관이 국가안보실장직을 겸임한 사례가 있다”며 “굳건한 국가 안보 태세를 위해 임무를 겸임해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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