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재개’로 심폐소생 시도하는 티몬…결제창 다시 열릴까

티몬, 투자자 유치 위한 실사 작업 착수…“거래 재개 절실”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티몬 사무실 ⓒ연합뉴스

티몬이 새로운 투자자 유치를 위한 실사 작업에 착수했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판매를 재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안전결제 시스템 에스크로도 새로 접목했다. 새로운 수익을 올려야 피해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거래 재개'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20일 유통‧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한 회계법인은 지난 16일부터 수십 명의 인력을 투입해 티몬과 위메프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재무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티몬과 위메프에는 그동안 자체 재무부서가 없어, 큐텐테크놀로지가 해당 업무를 처리해왔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는 구조조정펀드나 사모펀드 등을 통해 신규 투자를 받아 상당수 채권자에게 채무를 상환한 뒤, 회사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고 3년 안으로 재매각하는 방안이 담긴 자구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회사의 정상화에 각각 1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이달 말까지 투자의향서(LOI)나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하기 위해 실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투자가 실제로 이뤄지려면 판매 재개가 급선무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생법원 결정에 따라 미정산 대금과 고객 미환급금이 채권으로 동결된 상태이고, 회사에 남은 자산이 없어 새로 거래를 일으켜 수익을 올려야 피해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거래 재개를 위해 티몬은 에스크로를 플랫폼에 새롭게 적용했다. 에스크로는 제3자가 대금을 맡아둔 뒤 결제 확정시 정산하는 시스템으로, 티몬은 상품 발송 후 3일 안에 대금을 정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지난달 24일부터 티몬과 위메프 결제를 차단한 상태라 당장 상품 거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피해를 보상하려면 티몬 거래 재개가 절실하고, 중소 판매사 여러 곳에서 모바일 앱‧사이트 재가동시 물건을 팔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카드사들만 동참해준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 재개 계획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이미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입점할 판매자와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정산대금을 받지 못한 일부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에스크로라는 안전장치가 작용한다면 현 상황을 타개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지난 13일 티몬‧위메프의 경영진과 채권단은 서울회생법원에서 비공개로 열린 1차 회생절차협의회에 참석해 티몬‧위메프가 제출한 자구안을 논의했다. 2차 회생절차협의회는 오는 3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협의회를 거쳐 양측이 합의점을 찾으면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에 따른 자율협약이 체결된다.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