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근무 허용’… 새로운 수장을 위한 스타벅스의 특급 대우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체인 스타벅스가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한 가운데, 그를 위한 특급 대우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스타벅스는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경영 혁신을 이끌었던 브라이언 니콜을 영입했다. 니콜은 9월 9일부터 스타벅스 CEO 겸 이사회 집행의장을 맡는다.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 체인인 스타벅스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될 브라이언 니콜. 그는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 CEO로 근무하며 경영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AP

1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타벅스가 니콜 CEO를 영입하기 위해 1000만 달러의 현금 보너스와 수백만 달러의 주식 보상을 제안했으며 이와 함께 원격 근무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니콜 CEO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자택에 살면서 회사 전용기로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본사에 출근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CEO가 본사 근처에 거주하길 원한다. 또한 CEO가 정기적으로 본사에 출근하도록 요구하는 때도 많다. 대기업의 경우 CEO가 본사에서 근무하는 것이 회사의 운영과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니콜 CEO가 그의 거주지 근처인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원격으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를 두고 WSJ은 “이는 스타벅스가 얼마나 강렬하게 니콜을 영입하고자 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니콜 신임 CEO는 미국 내에서도 드문 ‘슈퍼 커뮤터(장거리 출·퇴근자)’ CEO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니콜이 지난 2018년부터 6년 반 동안 치폴레 CEO로 재임한 기간 치폴레의 이익은 약 7배 늘었으며 주가는 800% 급등했다. 그가 스타벅스 CEO가 된다는 소식에 스타벅스 주가는 하루에만 25% 가까이 급등했다. WSJ은 “CEO 교체 소식에 스타벅스는 시가총액이 214억 달러(약 29조2100억원) 늘었다”면서 “스타벅스의 새로운 CEO는 20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신임 CEO 특급 대우는 본사에 주 3일 출근하게 하는 자사 정책과는 대조적이다. WSJ은 니콜 신임 CEO에게 허용된 근무 유연성을 놓고 직원들 사이에서 근무 조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니콜이 시애틀 본사에 주로 근무하면서 전 세계 매장과 시설, 사무실에서 직원 및 고객과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WSJ이 입수한 니콜 CEO의 계약서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 소규모 원격 사무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당 사무실에는 니콜 CEO가 선택한 비서를 고용하고, 그 사무실 유지비를 스타벅스가 부담할 예정이라고 WSJ은 전했다.

스타벅스처럼 CEO가 본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면서 근무한 사례는 또 있다. 미국 대표 여성 속옷 및 뷰티 브랜드인 빅토리아시크릿도 지난주 힐러리 슈퍼를 새로운 CEO로 영입하면서 원격 근무를 허용했다. 슈퍼 CEO는 본사가 있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근처가 아닌 뉴욕시 사무실에 근무할 예정이다. 또한 과거 데이비드 캘훈 보잉 CEO도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자택에서 전용기를 타고 출퇴근했다. 미국 4대 은행인 웰스파고의 찰리 스카프 CEO도 뉴욕에 거주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웰스파고 주요 사무실을 오가며 근무 중이다.

지난해 3월 이후 스타벅스를 이끌던 랙스먼 내러시먼 CEO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내러시먼 취임 이후 스타벅스 주가는 20%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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