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로 배우는 심리학] 골프 입스, 왜 생길까

김지수 매경GOLF 기자(kim.jisoo@mk.co.kr) 2024. 8. 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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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황은 ‘입스(Yips)’일까? 아니면 일시적으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초킹(Choking)일까? 입스와 초킹이 생기는 원인과 구별법에 대해 한국스포츠심리융합연구소와 함께 알아보았다.

통산 5승의 KLPGA 임희정이 최근 롯데오픈 8위에 오르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시즌 초반 국내 개막전부터 연속 4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고 최근 3개 대회에서도 컷을 통과하지 못했던 임희정은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부터 이게 입스인가 싶을 만큼 퍼팅이 안 됐다. 아예 감이 없더라. 정신적으로도 힘이 들었고 그린에 서는 게 두려웠다”고 밝혔다.

입스는 심리적 문제 및 반복적인 동작의 수행으로 인한 근육 신경의 이상 증세다. 보통 프로 선수에게 많이 나타난다. 특정한 상황에서 근육의 떨림이 생겨 제대로 몸을통제할 수 없는 경우다.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골프를 치면서 같은 실수가 잦아질 때 입스가 왔다는 말을 한다. 이는 초킹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초킹은 중요한 순간에 지나친 압박감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연습과 경기 경험이 적으며, 심리적인 압박감을 이기기 위한 멘털 트레이닝을 받지 않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이러한 압박 상황을 쉽게 이겨내지 못하고 타수를 잃게 된다.

사회적 완벽주의로 인해 생기는 현상

입스와 초킹은 사회적 완벽주의에서 기인한다. 사회적 완벽주의는 외부적인 시선에 대한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생겨난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기대(부모, 코치, 팬들의 시선)를 충족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불안과 스트레스가 증가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가치에 대해 스스로 정한 기준이 아닌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타인의 비판적인 평가로 실수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이는 초킹 현상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한다. 이들은 보통 자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으며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준은 성취가 불가능할 때 큰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을 저하시키며, 입스에서 비자발적 운동 장애의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초킹과 입스를 구분하는 법

입스는 신경학적 요인과 심리학적 요인이 모두 동반되는 반면 초킹의 경우에는 주로 수행 불안, 과도한 자의식,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주로 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입스는 손떨림, 근육 경련 등 신체적인 이상이 주요 증상이다. 따라서 동작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스윙 자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비자발적이고 반복적인 운동 장애로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초킹의 경우는 심리적인 긴장, 집중력 저하, 과도한 생각 등 정신적 증상이 주요 원인이다. 평소 연습 때는 문제가 없지만 압박감과 긴장이 발생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가 잦아지고 퍼포먼스가 저하된다. 이는 스포츠심리상담이나 심리기술훈련을 통해 각성 조절 능력을 키우면 호전될 수 있다.

당사자가 라운드 중 가져야 할 마음가짐

스코어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오늘의 스코어가 아니라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한다. 또한 동작 목표를 설정해 잡념을 없애는 것도 좋다. ‘스윙 리듬에만 신경을 쓰자’와 같은 하나의 목표를 설정한다. 이는 루틴에만 몰입하는 상태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불안을 줄여주는 하나의 심리 조절 훈련이라 볼 수 있다.

동반자가 라운드 중 가져야 할 마음가짐

동반자는 초킹을 겪고 있는 당사자가 골프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행동이 필요하다. 압박감과 긴장이 발생하는 순간 초킹이 찾아오기 때문에 압박감을 줄여줄 수 있도록 스코어 이외의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도 좋다. 동반자가 입스를 겪고 있는 경우 스윙을 지적하는 행위는 자제하도록 한다.

자문 | 성용석 대표

성용석 대표는 한국스포츠심리학회 정회원으로 현재 한국스포츠심리융합연구소 대표 및 한국골프과학회, 한국코칭능력개발원 이사를 맡고 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심리학 강의와 야구, 테니스 및 골프 선수들의 심리 코칭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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