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00만원이면 끝?.. 대부업 등록 문턱 9년만에 높인다

권화순 기자, 이창섭 기자 2024. 8. 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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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현행 1000만원인 등록 대부업체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상향한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등록 대부업체의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상향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부업 신뢰도 제고 및 불법 사금융 근절 종합 대책을 다음달 발표할 계획이다.

현행 대부업 등록 자기자본 요건은 지방자치단체 등록의 경우 △개인 1000만원 △법인 5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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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카드사 리볼빙 서비스 잔액이 7조 5천억 원 규모로 늘면서 금융감독원이 다음 달 초 카드사들을 상대로 리볼빙 관련 위험 관리 지도에 나선다.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 대금의 일부를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추후 고금리로 나눠 갚는 것을 말하며 이자가 법정 최고금리에 가깝고 대출 기간이 짧아 연체 위험이 큰 서비스다. 29일 서울 시내 전봇대에 카드 대출 관련 광고가 붙어있다. 2023.11.29.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금융당국이 현행 1000만원인 등록 대부업체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상향한다. 2015년 등록 기준을 도입한 이래 약 9년만에 기준을 강화한다. 대부업 진입 장벽이 낮아 전국 대부업체 숫자가 8000곳이 넘을 정도로 난립했다. 일부 영세업자 중심으로 고금리 불법 사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등록 대부업체의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상향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부업 신뢰도 제고 및 불법 사금융 근절 종합 대책을 다음달 발표할 계획이다. 대부업과 고금리 불법사채는 민생과 직결되는 만큼 지난달 말 취임한 신임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각별히 챙기는 정책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대부업 등록 자기자본 요건은 지방자치단체 등록의 경우 △개인 1000만원 △법인 5000만원이다. 금융위원회 등록 대부업체는 이보다 많은 3억원을 최소 요건으로 두고 있다. 개인 1000만원 기준은 지난 2015년 첫 도입한 이후 약 9년 동안 한 번도 조정하지 않았다.

단돈 1000만원만 있으면 손쉽게 제도권 대부업을 할 수 있다보니 등록 대부업체는 전국 8000곳이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 지자체 등록은 7628곳, 금융위 등록은 969곳으로 총 8597개에 이른다. 특히 지자체 등록 업체가 우후죽순 난립하고 있어 지자체의 관리 범위를 넘어섰다는 우려도 나온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등록 대부업이 불법 사채에 악용되거나 손쉽게 폐업과 재등록을 반복하면서 불법, 탈법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대부업 등록 최소자본 요건 및 등록 대부업체 수/그래픽=윤선정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회 차원에서도 문제제기가 있는 상황에서 자기자본 기준을 얼만큼 상향할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등록 요건을 강화할 경우 저신용 취약차주에게 미칠 영향이 어느정도 인지 등 면밀하게 살펴보고 적정 수준을 결정해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최소 자기자본 기준을 상향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최근 속속 발의되고 있다. 현행 1000만원인 최소 요건을 법인과 개인의 구분 없이 1억~3억원으로 올리는 개정안이 대부분이다. 정부 안은 3억원을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 자기자본 기준은 신규 등록 업체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3년 주기로 등록 갱신하는 시점에 기존 업체도 지켜야 한다. 자본 요건이 급격하게 강화되면 이에 미달하는 대부업체가 속출해 대부업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기준이 엄격해지면 등록 대부업체가 불법 사채업체로 '음성화' 될 우려도 제기된다.

등록 요건 뿐 아니라 유지 혹은 퇴출 요건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현재는 등록시점에만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하면 된다. 중간에 자본을 빼 다른데 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부업 운영자에 대한 별도의 자격 기준도 없다. 등록과 폐업을 반복하며 불법을 저질러도 처벌하기가 쉽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등록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기준을 급격하게 올릴 경우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 속단하기 어렵다"며 "기준 상향으로 인한 파장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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