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응급환자 6배 폭증…정부 "대부분 경증, 환자 분산할 것"

차현아 기자, 박미주 기자 2024. 8. 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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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정부 "일요일 응급실 코로나 환자 10% 이상, 대부분 경증환자로 응급실 과부하 유도…야간·주말 발열클리닉 운영 계획"
올해 2월 이후 응급실을 방문한 코로나19 환자 수/그래픽=김현정

최근 코로나19(COVID-19)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한 달새 6배까지 급증했다. 의정갈등 여파로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어 응급실 공백이 커지는 가운데 개학과 추석연휴 등을 앞두고 확진자는 물론 응급환자도 이보다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환자로 응급실 진료에도 어려움이 가중되자 정부는 환자 분산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공공병원 등에 야간·주말 발열클리닉을 운영하고 협력병원을 지정해 코로나 환자 입원치료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중앙응급의료센터(NEDIS)를 통해 산출한 2024년 월별 응급실 내원 코로나 환자수' 자료에 따르면 응급실에 내원한 코로나 환자 수는 △2월 1만5386명 △3월 1만596명 △4월 4837명 △5월 2155명 △6월 2277명 △7월 1만3495명 등으로 집계됐다. 6월에서 7월까지 한 달 사이 6배로 급증했다.

8월 들어선 1~11일에만 코로나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가 1만8702명에 달했다. 5월 응급실 내원 환자는 총 2155명으로, 이를 동일기간(11일)으로 단순 안분비례한 764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석 달 사이 24배로 폭증한 셈이다. 해당 데이터는 응급의료센터 응급실 내원환자 중 퇴실 또는 퇴원 진단 코드에 코로나 진단 코드(U07.1, U07.2)로 기록된 가진 환자들만 추린 결과로, 진료 외 방문이나 접수를 취소한 이들은 제외됐다.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응급실에 과부하가 걸리자 정부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최근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응급실 내원 환자 수는 평시 수준을 상회하며 진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환자 분산 대책도 추가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정책관은 "8월1주 기준 집단행동 초기에 비해 '케이타스'(한국형 응급환자 분류 도구·KTAS) 1,2(중증) 환자는 이전과 동일한 수준인데 3(중등증)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집단행동 초기에 비해 1400명 늘었고 4,5(경증, 비응급)도 230명 정도 늘었다"며 "의사 집단행동 이후 응급실 내원 환자가 줄었는데 평시 수준 이상으로 환자가 늘었다"고 했다.

이어 "그 중 상당수는 코로나 환자로 일요일은 전체 응급실 내원 환자의 10% 이상"이라며 "응급실 방문 코로나19 환자의 대부분(95% 이상)이 중등증 이하에 해당해 응급의료기관이 아닌 동네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8월2주 기준 응급실 방문 경증 환자 중 7%가 코로나 환자다.

의정갈등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응급실 뺑뺑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사진= 뉴스1

이에 정부는 공공병원, 지방의료원의 야간·주말 발열클리닉을 운영해 코로나19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 거점 병원으로 지정·운영된 경험이 있는 병원들은 협력병원으로 지정해 코로나 환자를 적극적으로 입원치료 하도록 할 방침이다. 상황이 악화되면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270병상)과 긴급치료병상(436병상) 보유 병원, 중앙·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등 감염병 관련 의료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과도한 경증환자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이송·전원체계 개선 등을 추진 중이다. 대부분의 응급실이 정상 진료 중이나 최근 의사 집단행동으로 의료진 피로가 누적되며 응급실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정 정책관은 "작년말 대비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1418명에서 1502명으로 증가했으나 그와 동시에 센터급 응급의료기관에서 근무하던 전공의 500여명이 이탈하면서 이전과 동일한 형태의 진료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응급실 방문 환자의 약 44%는 경증·비응급 환자로 이 환자들을 동네 병·의원으로 적절히 분산할 경우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추진과 마찬가지로 응급의료도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체계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소위 '응급실 뺑뺑이' 등 응급의료체계의 문제점은 새로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난 30여년 간 의료개혁이 지체되면서 누적된 구조적 문제"라고 봤다. 이어 "정부는 현재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필수의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의료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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