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짭짤한 이자 수익이 연체율로…돌파구 찾기 난항
업계 최고 연체율 2.41%…수익성 확대 전략 불투명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그간 부진을 면치 못하던 우리카드가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익 증가율은 2%에 불과하지만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그런데 연체율이 문제다. 카드론 등 고수익·고위험 자산을 늘린 탓에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고 있어서다. 하반기 건전성을 본격적으로 관리하게 되면 실적에 다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고민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 5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1분기 부진을 만회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우리카드는 어두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았다. 2022년 하나카드에게 업계 6위 자리를 빼앗은 지 1년 만에 다시 꼴찌로 돌아서게 됐다. 순익 격차도 600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역시 2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카드사 가운데 순익이 유일하게 뒷걸음질쳤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이자비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카드의 1분기 이자비용은 106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카드사들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삼성카드(2.1%), 하나카드(14%) 등 타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조달력에서 한계를 드러내자 수익성 감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2분기엔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에 매진한 소기의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와 맞물려 고수익 대출 상품인 카드론을 늘려온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우리카드의 2분기 카드론 자산은 3조5356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대비 2300억원 가량 늘었다. 지난해 2분기 카드론 자산이 2조886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22% 이상 증가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안전 자산으로 평가 받는 할부·리스 금융 자산은 각각 2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문제는 이에 따라 연체율이 동반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 금리가 15%에 달하는 카드론은 수익성이 높은 만큼 연체 위험이 높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도 떨어지면서 건전성에 타격이 더 컸다. 우리카드의 2분기 연체율(1개월 이상·대환 대출 포함)은 2.41%로 전업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다. 1분기(2.28%)에 비해 0.13%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채권에서 부실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정이하채권비율도 1.4%로 전년 동기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고위험 자산으로 수익은 챙겼지만, 건전성 문제가 심각해진 셈이다.
지속 어려운 카드론…독자 결제망 성과는 아직
물론 카드업계의 건전성 우려는 우리카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업계 건전성 문제가 심화되자 카드사들은 연체율 관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1분기 가장 높은 실질연체율을 기록한 하나카드(2.3%)는 이를 2분기에 2.13%로 낮췄다. 같은 기간 연체율이 상승한 국민카드와 현대카드도 각각 0.07%포인트, 0.0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점을 감안하면 고수익 상품을 늘린 우리카드의 건전성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카드 입장에선 카드론 등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늘려 수익성 확대를 지속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자체 결제망 구축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그동안 BC카드에 카드 발급과 이용대금 정산, 명세서 발급 등 업무를 위탁하면서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수수료를 지급해 왔다. 지난해 BC카드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면서 이를 통한 수익성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비용 절감은 물론 고객과 가맹점 혜택을 강화하는 등 마케팅도 독자적으로 추진하며 카드사업을 기반으로 한 본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독립에 따른 비용 부담만 지속되는 모습이다.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고 가맹점을 모집하는 데 비용과 인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에 상응하는 성과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자체 가맹점 수는 올 8월 190만 곳을 넘겼지만 BC카드의 전체 가맹점(343만 곳)의 55% 수준이다.
오히려 이 같은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면서 소비자 이탈이 커지는 상황이다. 우리카드의 회원 신규 회원 수는 올해 1월 8만2000명을 기록한 뒤 매달 감소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으론 4만 명대로 추락했다. 카드사들 중 신용카드 전체 회원 수가 감소하는 곳은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회원 수가 수익성과 직결되진 않지만 신규·충성 고객 확보는 중장기 성장에 중요한 요소"라며 "감소세를 보인다는 건 만족도나 소비자 혜택 측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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