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온라인서 안전기준 미달 車 용품 다수 유통”

전조등용 할로겐램프 대다수가 광속·광도·색도 부적합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0일 한국소비자원이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전조등용 램프 20개 제품을 시험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12개(65%) 제품이 관련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안전 기준에 부적합한 자동차 전조등용 램프가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한국소비자원이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전조등용 램프 20개 제품을 시험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제품이 관련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캐빈 공기필터에서는 주행거리 등에 따라 곰팡이·세균 등이 증식해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전조등용 할로겐램프 10개 제품 중 6개는 광속(램프에서 방출되는 빛의 양)이 529.80∼950.26루멘으로 측정됐다. 이는 기준치인 1350∼1650루멘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야간 주행 시 운전자가 주변 사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아울러 조사 대상 10개 제품 모두 표시 전력(85∼100와트)이 기준(55와트)보다 높았다. 전력이 기준치보다 높으면 램프 과열로 주변 부품의 수명을 단축하거나 등화 장치의 전기 회로에 과부하 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튜닝용 LED 램프 10개 제품 중에서는 7개가 불량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4개 제품은 광도(빛의 밝기)와 색도(빛의 색깔), 광속 모두 기준에 미달했다. 1개 제품은 광도와 광속이 기준에 이르지 못했고 2개 제품은 각각 광도 또는 광속이 부적합했다. 광도가 낮으면 야간 주행 중 운전자가 도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기 어렵고 높으면 마주 오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한다. 또 색도가 백색이 아니면 우천 또는 안개 낀 날 운전자 본인은 물론 맞은편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제한한다.  

차량 에어컨의 케빈 공기필터 오염도 조사에서는 주행거리 또는 사용기간이 늘어날수록 세균·곰팡이가 더 많이 증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거리가 2만∼2만5000㎞인 차량 필터에서 1만㎞ 대비 곰팡이는 평균 11배, 세균은 평균 5.8배 각각 많이 검출됐다. 소비자원은 제작사에서 권고하는 교체 주기(1만㎞)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자동차관리법 등에 따라 자동차에는 안전 기준에 적합한 부품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불량 전조등 램프 등 부품이 시중에서 유통되는 것을 규제할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인 만큼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