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필수품 100% 미국산으로”···경제 공약으로 ‘맞불’ 유세
정책 공약 ‘대체로’ 집중?…“공산주의자 해리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에 맞춰 경합주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맞불’ 유세를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필수품 공급망 100%를 미국산으로 만들겠다며 경제 공약을 강조했다. 민주당 경제 정책은 깎아내리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요크의 한 공장을 찾아 “백악관으로 돌아간다면 미국의 미래는 제조업 중심인 펜실베이니아에 있을 것”이라며 “필수품의 100% 미국 내 공급망을 확보하고 ‘미국산’이란 아름다운 단어를 다시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 벨트’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는 철강 산업을 중심으로 한 블루칼라 노동자 표심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격전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에 쏠리는 관심을 돌리기 위해 시작한 순회 유세 첫 번째 순서로 이곳을 찾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지역의 불안을 불러온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막겠다는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가장 위대한 철강 회사를 일본이 사들이는 걸 허용해선 안 된다”며 “제조업 유산을 되찾고 펜실베이니아 에너지에 힘입어 영광스러운 미래를 건설할 것”이라고 했다.
셰일가스 시추 기술 일종인 프래킹(수압파쇄법)을 늘려 펜실베이니아를 경제적으로 부양시키겠다고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때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지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에서 표심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2047년까지 10억t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발전소의 대기와 수질 오염물질 배출량을 제한하도록 하는 미 환경보호청(EPA) 규제를 없애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EPA 규제는 미국에 재앙”이라며 발전소를 폐쇄하는 대신 첨단 소형 모듈식 원자로를 더 많이 짓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 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는 7500달러(약 1000만원) 세액 공제를 폐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세액 공제와 세금 인센티브는 일반적으로 좋은 일이 아니다”며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집권하면 세액 공제 규정을 뒤집거나 의회에 전면 폐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의식한 듯 “나는 전기차 열성 팬이지만 가솔린·하이브리드 차량의 팬이기도 하다”며 “(세액 공제 규정을 폐기할지)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스크가 원한다면 훗날 행정부에서 각료나 자문역을 맡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해리스 부통령 인신공격에 집중했던 기존 모습과 달리 대체로 정책 공약 전달에 집중했다고 로이터 등은 평가했다. 인종·성별 관련한 차별적 발언을 삼가고 정책 문제에 집중하라는 공화당 내부 비판을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을 “공산주의자” “경제 파괴자” 등으로 칭하는 일을 빼놓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은 미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며 “백악관에 들어가면 경제가 1929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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