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하나 더 줄였다”… 우크라가 러 고립시킨 ‘가마솥’ 작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의 주요 교량을 잇달아 폭파하면서 주변 국경지대의 러시아군 병력을 오히려 고립시키는 양상이 나타났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에서 곧 격퇴될 거란 전망과 달리, 되레 내부로 공격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州)와 맞닿아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진입해 고속도로 등을 따라 이동하며 점령지를 넓혀왔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국경에서 15마일(약 24.14㎞) 떨어진 코레노보 교외에서 교전을 벌이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더 깊숙이 파고들 경우, 러시아군의 후방 핵심 철도망이 우크라이나군 포격 사정거리에 들어가면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는 군 보급을 철도에 과도하게 의존해, 철도망이 잘 갖춰지지 않는 곳에선 고전해 왔다.
러시아군이 직면한 난관은 이뿐만이 아니다. 쿠르스크주를 관통해 우크라이나로 흘러드는 길이 748㎞의 하천 세임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3개가 잇따라 파괴되면서, 지금껏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땅에 버금가는 면적이 퇴로가 끊긴 채 고립될 위기에 놓였다. 이와 관련, 미콜라 올레슈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은 이틀 뒤 텔레그램을 통해 “다리가 하나 더 줄었다”고 했었다.
결과적으로 세임강 이남의 러시아 국경지대는 우크라이나 본토와 세임강, 쿠르스크주로 진격한 우크라이나군에 3면으로 둘러싸이게 됐다. 이 지역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보급과 퇴로가 끊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세가 이어질 경우 러시아군은 세임강 너머로 후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 컴백얼라이브재단 소속 군사 전문가 미콜라 비엘리에스코우는 “교량 폭격이 적들로 하여금 세임강 이남에서의 전력 유지를 어렵게 하거나 완전히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모두 광활한 평원 지대에서 상대방을 포위해 격멸하는 전술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에선 이런 포위 작전을 군사 용어로 ‘가마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NYT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진행돼 온 (친러 분리주의 세력과의) 분쟁 초기인 2015년에는 병력 수천명이 (도네츠크주) 데발체베에서 포위되자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동의하는 등 이런 전술은 정치적으로도 반향을 일으켜 왔다”고 했다.
러시아군이 강을 넘어 후퇴한다면 우크라이나군은 세임강이라는 ‘천연 방어벽’을 활용해 러시아 측의 역공을 손쉽게 막아낼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군사 역사학자 바실 파블로프는 “우크라이나군이 강을 방어선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 명확해졌다”며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지형을 고려해 진행되고 있다. 매우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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