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된 편의점 ‘PB 경쟁’…‘1000원의 유혹’ 시작
PB 상품 저력 확인한 업계…실적 개선의 ‘키’로 삼아 수익성 강화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가성비 상품'이 인기를 끌자, 편의점 4사가 자체브랜드(PB) 경쟁에 나섰다. 업계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PB 상품 강화'는 공통의 전략이 됐다. 과거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에 불과했던 PB 제품들은 이제 일종의 트렌드까지 만들어내면서 각사를 차별화하는 대표 제품군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PB 라인업 확충…'후속작'에도 적극적
편의점업계는 최근 PB상품 신상품을 늘려가며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빅2'인 GS25와 CU가 적극적이다. PB 우유인 1974 우유는 '밀크플레이션' 현상 속에서 주목받으며 올해 1~5월 매출이 전년 동기 6배 이상 늘어나는 기록을 썼다. GS25는 점보 용기면 4탄인 '틈새비김면', 1974 우유의 소용량 제품 등 후속 제품들도 연이어 출시했다. 하반기 가성비 상품 개발에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미 GS25는 라면과 우유에서도 PB의 파급력을 경험한 바 있다. 점보도시락, 공간춘, 오모리점보도시락 등은 GS25의 용기면 카테고리 1~3위로 등극하면서 브랜드 제품을 밀어내는 저력을 보여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뜨거운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PB '헤이루'를 운영하는 CU는 최근 300g 중량의 요리용 두부를 1000원에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스트링치즈(5입)를 다른 제품 가격의 절반 정도인 3500원에 선보이는 등 '헤이루 득템시리즈'를 통해 가성비를 강조하고 있다.
CU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중소제조업체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생산현장 실사 등을 거치면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협력사를 발굴했다는 설명이다. CU의 헤이루 득템 시리즈의 올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 늘어나는 등 소비자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일 GS25에 따르면, 자체브랜드(PB) 리얼프라이스가 도입 7개월 만에 매출 200억원을 달성했다. GS리테일이 2017년 론칭한 리얼프라이스는 판매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상생형 브랜드다. 본래 리얼프라이스 상품은 GS더프레시에서만 판매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해 올해 1월부터 GS25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유사 상품 가격의 70~80% 수준의 리얼프라이스 제품 30여 종이 판매되고 있다.
한 식구 PB 활용도…'인증된' 브랜드의 힘
하반기 '수익성 회복'이라는 과제를 맞닥뜨린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PB를 중요한 전략으로 삼았다. 올해 2분기 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세븐일레븐은 기존점 리뉴얼과 신규 출점 등을 통한 내실 강화를 하반기 목표로 설정하면서, PB 브랜드를 확대하기로 했다. 자사의 PB '세븐셀렉트'로 차별화 상품을 늘리고 수익성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월부터 글로벌 세븐일레븐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편의점의 인기 상품들을 직소싱해 선보이고 있다. 대만 크래커, 버블티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다양한 국가의 인기 먹거리 상품을 라인업에 반영해 세븐일레븐만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는 한 식구인 이마트의 주력 PB '노브랜드'를 이식하는 전략에 힘을 더한다. 노브랜드는 이마트가 가성비를 강조해 출시한 자체 브랜드다. 올해 초 이마트24는 10개 점포에서 시범적으로 '노브랜드앤24' 상표를 부착한 상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주요 고객층인 1~2인 가구 수요에 맞춰 용량을 줄인 상품으로, 이 상품들을 판매하는 점포들의 매출이 늘자 기존 가맹점에서도 노브랜드 상품 판매를 개시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이마트24 가맹점의 평균 일매출은 도입 전 대비 8% 가량 상승했고, 신규 점포 일매출은 이들 가맹점보다 20% 이상 더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2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마트24는 편의점용 노브랜드 제품군 확대를 통해 확실한 실적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PB 상품인 GS25의 점보도시락면, CU의 연세우유생크림빵 등은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주력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편의점이 대표적인 근거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가성비와 트렌드를 동시에 좇는 PB 상품 개발은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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