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조윤수 “극중 실제 담배 피워, 오디션 때부터 액션 연습+단편영화 제작”[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조윤수가 '폭군'의 채자경이 되기까지 과정을 공개했다.
조윤수는 8월 2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각본/연출 박훈정) 인터뷰에서 채자경이 되기 위한 노력들을 언급했다.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
한 달 반이라는 시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오디션을 봤다는 조윤수는 "처음 대본 리딩을 하면서 자경이가 어떤 인물인지 대략적으로 알게 됐고 감독님이 몸을 잘 쓰냐고 여쭤봐주셔서 무용과 출신이라서 자신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액션도 안 해봤고 운전도 안 해봐서 그날부터 준비를 했다. 킥복싱 학원도 끊고 운전면허 학원도 끊었다. 전작이 별로 없어서 그날부터 스태프들을 모으고 시나리오 작업해서 3, 4일 걸쳐서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아쉽게도 회사 선에서 미흡한 면이 있다고 해서 감독님께는 못 보여드렸지만 자경이가 되고 싶어서 간절한 마음에 준비했다.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첫 미팅할 때부터 무조건 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무조건 할 거니까 해야 할 것들을 준비해놓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당시 촬영한 단편영화 내용으로는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기도 하고 많이 미흡해서 회사에서 그렇게 결정하신 것 같다. 킬러, 사이코패스적인 이미지를 생각했다. 한 남성이 있고 남성과 연인인 여자의 이야기다. 남자에게 직접적으로 심장을 요구하는 여자의 얘기였다. '날 사랑한다면 죽어서라도 표현해 봐'라고 하는 실제로 심장의 실물을 갖고 싶어하는 이야기였다"며 "감독님께는 '폭군' 촬영이 다 끝나고 말씀드렸다. 혹시 보여달라고 하실까봐. 나중에 말씀하셨더니 '3, 4회 만에 다 찍었다고? 연출해봐' 하시더라. 시나리오는 제가 구상해서 썼다. 사실 레퍼런스가 있는 작품에서 대사, 콘셉트를 따와서 했다"고 설명했다.
왜 그토록 자경이 되고 싶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너무 좋아하는 감독님이셨고 선배님들도 너무 좋아했고 역할을 봤을 때 파격적이고 저뿐만 아니라 모든 신인배우들이 탐낼만한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큰 기회였으니까 꼭 잡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캐스팅 된 후에 여쭤봤는데 감독님께서는 본인이 생각했던 자경의 이미지와 적합하고 어떠한 캐릭터를 입혀놔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이미지라서 캐스팅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 더 용기내서 자신감 갖고 노력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캐스팅 확정 당시를 떠올리기도. 조윤수는 "합격 데드라인이 지난 날이었다. 계속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킥복싱 학원 , 운전학원을 갔다 온 날이었다. 안 됐나보다 아쉽고 속상하다 간절했는데 라는 생각으로 터덜터덜 가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안 됐나봐요' 했다. 그랬더니 '왜 안 됐을 거라고 생각해. 하게 될 것 같아' 하시더라. 그 소식을 듣고 길거리에서 주저앉아서 '정말요 진짜요 너무 감사합니다' 하고 울면서 전화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마녀'의 세계관을 이은 작품인 만큼 '제2의 김다미'라는 부담감은 없었을까. 조윤수는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훨씬 컸던 것 같다. 워낙 좋아하는 선배님이고 '마녀'의 팬이었기 때문에 언급이 되는 것만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다. 명성에 해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 점에서 책임감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채자경의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자경을 처음 접했을 때 캐릭터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게, 저는 원래 공감대를 찾는 거에서 출발하는 편인데 저와 전혀 닮은 점이 없어서 그런 점이 힘들었던 것 같다. 마음이 많이 여리기도 하고 공감하고 폐를 끼치지 말자는 강박이 있을 정도로 생각이 많은데 자경은 그에 반하는 캐릭터니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나와 반대되는 사람이니까 오히려 공감보다 동경심으로 접근해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까 멋있는 부분이 많이 느껴졌고 동경하게 되고 푹 빠져서 사랑하게 된 지점도 있었던 것 같다. 자경의 가장 큰 매력이 자신감이라 생각했다. 니들이 날 잘 모르는구나 내가 가르쳐줄게 하는 대사에서도 자신감이 어마어마하구나 생각했다. 저는 소심한 면도 살짝 있어서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폭군' 촬영 중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액션도 많았고 연기적으로 고민도 많이 있었는데 생각지 못하게 어렵다고 느꼈던 지점은 첫 주연작이다 보니까 한 신을 이렇게까지 많이 반복하는 줄 몰랐다. 시청자 입장에서 작품 안에 들어가 있는 배우로 바뀌었구나 해서 뿌듯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렇지 않게 보여도 힘들구나 하는 걸 느꼈다. 짜장면 먹는 신도 테이크를 많이 갔다. 모든 배우들이 이렇게 노력하는구나 싶어서 선배님들 동료배우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폭군'을 위해 평생 기른 머리도 짧게 잘랐다. 극 중 숏컷, 전신 타투로 강렬한 비주얼을 선보인 조윤수는 "많이 놀랐다. 저를 잘 아니까 웃기기도 했다.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 같아서. 처음 머리를 잘랐을 때는 평생 긴 머리였는데 어색한 모습을 보고 살짝 많이 속상했다. 너무 짧다 보니까 처음 이런 모습을 봐서 눈물도 찔끔 날 것 같았다. 어떡하지 했는데 집에서 속상해 하고 있는 찰나에 감독님에게 '머리 짧아져서 많이 춥니? 너한테 이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다. 잘 어울려서 나도 깜짝 놀랐다'고 하셔서 그 모든 서러움이 싹 사라졌다. 그때부터 뿌듯하다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숏컷을 한 제 모습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흡연 연기에 대해서는 "금연초가 아닌 실제 담배였다. 어려운 점 중 하나였는데 계속 반복을 해야 하다 보니까 많이 어려웠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총기 액션뿐만 아니라 카체이싱 장면도 직접 촬영했다고. 조윤수는 "면허를 따서 직접 했다. 위험한 장면은 안전하게 촬영했다. 현장이 다 안전하게 돼 있었다. 팀 닥터도 있었고 소품도 다 안전하게 제작됐고 스턴트팀도 있었는데 제가 잘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다 보니까 그런 과정에서 실수 같은 부상들이 있었다"며 "액션이 많았다 보니까 신체적으로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저는 밝게 살려고 하는 사람인데 심리적으로도 자경이가 많이 어두운 아이고 딥하게 들어가다 보니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밤을 새워 고민하고 연구했던 날도 있었던 것 같다. 작품도 캐릭터도 어두운 색채를 띄고 있다 보니까 저도 붕붕 뜨지 않으려고 나름대로는 노력했다. 그 당시 사람을 만나는 걸 다 끊었다. 한 신 한 신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넘고 이겨내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공한 한국무용이 액션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는 "전공했다고 해서 액션의 도움은 없다고 생각한다. 무용을 하게 된 게, 춤을 추는 걸 좋아했고 몸을 쓰는 걸 좋아했던 거라 무용을 통해서 액션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무용이다 보니까 사용하는 에너지나 느낌이 좀 달랐다"고 답했다.
이중인격 연기에 대해서는 "그 지점에 신경을 많이 쓰고 걱정도 많이 했다. 특히나 어려웠던 점이 자경과 자경 오빠가 상반된 게 아니라 큰 틀에서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고 감독님이 디렉션을 준 부분이 변환되는 지점에서 전조증상이 없고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었으면 하고 목소리 톤을 일부러 낮게 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렇다 보니까 표현하는 데 있어서 더 디테일한 면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눈빛과 표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자경의 경우는 어떠한 이상한 상황에 많이 놓이는데 담담함을 유지하고 매사 무덤덤한 성격이다 보니까 눈빛에 있어서 흐린눈의 광인 같은 모습으로 표현하려 했다. 어떤 일을 할 때 더 즐거워 하는 사람이 오빠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해치려고 할 때 더 의욕적인 사람이 오빠라고 생각했다. 사실 오빠의 톤을 맞추지 못하다 보니까 자경의 톤을 반톤 정도 높이는 방향으로 했고 어미처리도 조금 다르게 표현하려 했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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