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로 가는 승부처…바리아를 향한 사령탑의 바람
가을야구를 꿈꾸는 한화에 남은 30여 경기는 매 경기가 승부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얼마 전 선수들을 모아 놓고 “이달 12경기가 중요하다”며 뜻을 하나로 모았다. 류현진은 18일 인천 SSG전 승리 후 “5위 SSG와 격차가 2.5경기로 좁혀진 지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승을 이어가면 제일 좋고, 경기에서 지더라도 연패에 빠지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후반기 한화는 투·타의 활약이 고른 편이다. 투수진 평균자책은 4.69로 리그 4위, 팀 타율은 0.285로 5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투수진의 경우 선발과 불펜의 격차가 꽤 난다. 리그 최정상급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마무리 주현상 포함 김서현, 한승혁, 박상원 등이 포진한 불펜진 평균자책은 3.87로 1위인 반면, 선발진 평균자책은 5.33으로 9위에 자리한다.
앞선 두 팀을 밀어내고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내야 하는 한화로선 외국인 투수 하이메 바리아(28)의 활약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22승 커리어를 가진 바리아는 펠릭스 페냐의 교체 선수로 지난 6월5일 KBO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수원 KT전에서 4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두산전(6이닝 1실점)과 SSG전(6이닝 무실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호투를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유형인 바리아는 곧 KBO리그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며 고전했다. 20일 현재 13경기 5승4패 평균자책 5.17을 기록 중이다. 앞서 11일 대전 키움전에선 4이닝 9안타(2홈런) 7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무엇보다 도드라진 문제는 이닝 소화력이다. 올시즌 바리아의 경기당 선발 투구 이닝은 4.2이닝으로, 선발의 기본 요건인 5이닝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미국 독립리그 출신 라이언 와이스가 평균 5.2이닝을 소화 중인 것과 대비된다.
후반기 한화는 불펜이 탄탄한 팀이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지만 않으면 경기 중후반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바리아는 지난 17일 인천 SSG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팀도 8-5로 승리했다. 피홈런 두 방이 아쉬웠지만, 모처럼 선발로서 제 몫을 다했다. 사령탑도 직전 등판의 부진을 털어낸 바리아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가 잘 던져야 우리가 힘을 내서 이길 수 있다. 바리아와 와이스(16일 등판)가 잘 던져준 덕분에 연승을 이어간 것”이라며 “바리아가 이닝을 더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된 만큼 다음 등판 땐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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