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중-러 가스관 프로젝트에 직격탄…몽골, ‘시베리아의 힘 2’ 제외

구자룡 기자 2024. 8. 2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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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천연가스관 中 공급위해 몽골 남북 관통하고 지나야
몽골 최소 2028년까지 가스관 건설 계획 제외
우크라전으로 서방 출로 막혀…중국 우월적 협상력 계속 전망
중국과 러시아의 가스관 '시베리아의 힘'과 건설 추진 예정인 '시베리아의 힘 2' 예정 노선. 노란색은 극동 가스전으로 사할린의 가스를 중국에 공급한다는 구상으로 아직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지도 위키피디아) 2024.08.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기 위한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건설 사업이 가스관이 지나는 몽골 의회가 승인한 장기 계획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는 최소 2028년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몽골 정부가 16일 발표한 장기 발전 계획에 ‘시베리아의 힘 2’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총길이가 2594km에 이르는 이 가스관은 내몽골을 위아래로 관통해 지나간다.

분석가들은 이 가스관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데는 중국과 러시아간 가격 불일치, 지정학적 요인도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도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될 경우 서방의 2차 제재를 우려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으로 가스 수출 중단 등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세계 최대 가스 시장인 중국으로의 가스 수출이 중요하다.

몽골 국가안보 위원회의 전직 관리인 문크나란 바야를카그바는 “러시아는 중국에서 원하는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더 나은 때가 올 때까지 프로젝트를 보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가즈프롬이 가스관에 대해 일방적인 관리를 원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가격이나 가스관 관리 등에서 중-러 간에 큰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와 가스프롬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시베리아의 힘 2’ 프로젝트는 완공까지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매년 500억㎥의 가스를 중국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연구소의 준교수 안나 키리바에 따르면 CNPC는 러시아 국내 시장과 비슷한 가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이는 가즈프롬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파이프라인 건설에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전문가인 리리판은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투자 받기를 바라지만, 러시아는 돈이 없고 중국은 파이프라인 건설을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서부 시베리아 야말 가스전의 가스 고객이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서방으로의 수출이 막힌 뒤 중국이 이를 메울 만큼 큰 유일한 구매자였다.

올해 7개월 동안 7540만t의 천연 가스를 중국에 수출했다.

13일 리창 총리가 러시아를 공식 방문해 가스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상하이 국제학연구소 글로벌 거버넌스 연구소의 조롱 부소장은 “이 프로젝트는 3국 모두에게 보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가격 및 기타 기술적 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의 전 방문 강사인 알렉세이 치가다예프는 몽골 의회의 결정을 냉정하고 합리적이라고 평가하고, 2028년은 추가 관찰을 위한 기준점이라고 했다.

앞서 중-러는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중국 동북지역을 통해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2019년 12월 개통했다.

이 가스관 건설 합의는 2014년 5월로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합병한 직후 서방의 제재를 받는 가운데 이뤄졌다.

당시 러시아는 이번에 몽골이 보류한 ‘시베리아의 힘 2’ 노선처럼 서부 시베리아 노선을 원했으나 중국은 가스 판매가 필요한 러시아에 비해 협상에서 우위에 있어 동부노선을 관철했다는 관측이 많다.

러시아와 중국의 가스관 건설과 판매는 양국간 협력의 주요 가늠자가 되고 있으나 중국보다 러시아의 필요가 큰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가 노르드 스트림 건설 1,2 건설 등을 통해 서방으로의 가스 수출을 다변화하려는 것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서방으로의 출로가 제한되고 막히면서 중국의 우월적 협상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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